“산림습원, 모니터링과 정보구축 통해 산림생물다양성 보전해야”
국립수목원, ‘산림습원의 생태적 중요성과 보전 가치 세미나’ 개최
국립수목원은 지난 22일 ‘산림습원의 생태적 중요성과 보전 가치 세미나’를 개최했다. / 국립수목원 제공
습지는 국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핵심 서식지로 탄소 흡수(육상 탄소 30%)및 수원 공급을 하고 있다. 매년 47조 달러의 생태계서비스 가치, 오염물질 여과한 깨끗한 물, 생활식량, 탄소흡수 조절 및 자연재해 예방, 생물서식처 공급, 생태계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개발지역 확대 등으로 1700년대 이후 세계습지의 90% 소실 및 육화현상 심각이 심각한 상태다.
이에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4월 22일 다양한 형태의 산림습원 보전의 가치와 생태적 역할을 알리기 위한 ‘산림습원의 생태적 중요성과 보전 가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안종빈 국립수목원 DMZ산림생물자원보전과 산림주무관은 산림습원 보전사업의 추진현황과 주요 연구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안종빈 산림주무관에 따르면, 국립수목원은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산지조사를 통해 발굴한 1,260여 개소의 산립습원 중 보전 가치가 뛰어난 91개소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또 생물다양성과 환경 조건이 우수한 우량 산림습원 490개소에 대해서는 국내 수목원 및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2015년부터 모니터링과 보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국립수목원을 비롯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경북대학교 등 5개 기관이 참여해 경남 양산 화엄늪 습지를 비롯한 247개소의 산림습원을 모니터링하고 산림습원의 장기적인 변화와 보전을 위한 정보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산림습원 보전사업 4단계(2025년~)에 따라 ▲산림습원의 고유 특성 및 차별성 발굴을 위한 연구 ▲산림습원 건전성 평가 위한 지속적인 소생물권 다양성 연구 ▲우량 산림습원의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조사 체계 강화(수리, 수문 관련 연구 등) ▲산림습원의 지속적인 발굴(DMZ일대 등), 생물다양성(eDNA) 조사 및 평가 ▲산림습원의 취약성 평가를 통한 구조적 복원 기술 및 소재식물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윤태경 교수의 '산림습원의 기후변화 완화능력 발굴 위한 기능적 가치 평가' 자료 중.
‘산림습원의 기후변화 완화능력 발굴 위한 기능적 가치 평가’를 발표한 윤태경 상지대학교 조경산림학과 교수는 ▲강원 삼척 덕산(산지묵논습지) ▲경남 합천 황매산(묵논완경사습지) ▲경북 봉화 면산(산지계곡습지) 등을 대상으로 바이오매스 및 유기물 조사, 토양 시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윤태경 교수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일반적인 산림토양 대비 최대 0.2 g g⁻1 이하의 매우 낮은 석력 함량을 확인했다. 삼척은 다른 조사지에 비해 높은 석력 함량을 지녔으며 토심이 증가할수록 석력 함량이 증가(~70cm까지)했다. 봉화는 20~40cm 토심에서는 석력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토심 60cm 이후 석력이 다소 발생했다. 합천은 석력함량이 60cm까지 증가하다가 감소했다.
토양의 탄소 농도는 삼척, 합천은 깊이 10cm를 제외한 모든 토심에서 10% 이하의 탄소 농도가 측정됐다. 이는 산림토양 대비 높은 수치이나, 일반적인 습지보다는 낮은 탄소 농도이다. 봉화는 전 토심에서 평균 25% 수준의 높은 탄소 농도가 분포해 있었다. 초본/관목 조사구 대비 교목 조사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탄소 농도(최대 46.1%)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탄습지 탄소농도에 비해서는 낮은 탄소 농도이다.
바이오매스의 경우, 합천 습지에서 가장 높은 바이오매스 함량을 보였다(6.49-35.63 Mg ha⁻1). 반면, 봉화는 가장 낮은 바이오매스 함량이 나타냈다(3.29-5.08 Mg ha⁻1).
윤태경 교수는 “연구를 통해 산림습원의 탄소저장량이 일반적인 산림토양 대비 월등히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립수목원에서 발굴한 총 1,280개소의 산림습원 중 본 연구에는 우리나라 산림습원 인벤토리 중 극히 일부만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라며 “향후 산림습원의 유형 구분 및 인벤토리 구축, 향후, 탄소저장능력과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산림습원을 대상으로 산림습원의 유형별 특징 및 탄소저장량 등에 관한 연구를 위해 조사대상지를 확대해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러가지 묵논습지 / 박미옥 나사렛대학교 교수 제공
이어 박미옥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묵논습지의 보전가치 및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묵논습지는 토양의 유기탄소를 대기 중의 탄소 총량(약 800 Gt)의 2.9배, 생물탄소 총량 (약 550 Gt)의 4.2배의 탄소를 저장(약 2,300 Gt)(U.S. DOE., 2008)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능적으로 탄소흡수원이면서 유역 내 물순환시스템 유지, 수질정화, 야생동물의 서식처 제공 및 종다양성 증진 등 생태적 기능과 마을주민과 탐방객들에게 친수환경과 레크레이션 장소를 제공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문화적 혜택과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다기능적 생태공간이라고 덧붙였다.
발제에 따르면, 묵논습지의 탄소축적은 논의 탄소축적에 비해 높으며 자연습지와 유사한 수준까지 증가한다. 그러나 육상식생으로 피복됐거나 매몰되고 시설물이 존치돼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등 묵논습지가 지니는 생태적 다기능과 가치에도 관리의 사각지대로서 제도적이나 법제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어 소멸되는 실정이다.
이에 박미옥 교수는 산림습원으로서 묵논습지 인벤토리 구축을 제언했다. 그에 따르면, 자연습지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생태적 기능을 유지 및 강화할 수 있도록 보전·관리해야 한다. 또 물순환, 지형, 토양, 식생 및 동식물상, 탄소flux, 유효광합성량, LiDAR, eDNA 등을 지속적 모니터링해 습지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육화가 진행되고 있는 묵논은 물관리를 통해 습지로 복원하고 지형 및 수문 환경을 복원해 습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복원 후 관리가 필요하다. 논습지로 전환(환원)된 묵논습지는 생산기능을 병행하는 다기능형 생태습지로서 관리가 진행돼야 한다.
이날 김재현 DMZ산림생물자원보전과장은 “산림습원은 산림 내 수분을 공급하고, 습원에 의존해야만 하는 생물들이 살아가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국립수목원은 기후 환경의 변화와 개발로 인한 산림습원의 변화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구축함으로서 산림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글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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