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사택지 재생 공모전 대상작 ‘마을공원’으로 공간연결해
‘2020 근대도시건축 디자인 공모전’ 당선작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0-08-06
대상작 ‘회고(回顧)의 공간, 회복(回復)의 거리’ / 근대도시건축연구회 제공
‘2020 근대도시건축 디자인 공모전’의 당선작이 공개됐다.
대상은 2개 작품으로 ▲회고(回顧)의 공간, 회복(回復)의 거리(고용준, 김하경) ▲시간마당 : 공용공간을 통한 줄사택 리노베이션(김하빈)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매듭짓기(김석현, 박정홍) ▲삼릉을 걷다_경계해소를 위한 부평2동 거리개선 프로젝트(정재민, 이우성, 전용재)가, 특별상은 ▲줄사택을 보다(김예진) ▲부평동 기록소(김명수, 박유진, 서재연)가 차지했다.
공모전 주제는 ‘병참기지화의 현장, 부평 미쓰비시 사택지의 실천적 재생’이었다. 일제말 한반도의 병참기지화를 위해 부평일대가 공업지대로 계획됨에 따라 1939년 건축된 공업주택단지다. 이후 1942년 미쓰비시 제강이 히로나카 상공을 인수하면서 미쓰비시 사택지로 불리게 됐다. 이곳은 일제말 한인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이자 6.25전쟁 이후 미군부대의 배후지로 기능하며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기억들을 그대로 담고 있는 장소이다.
근대도시건축연구회와 (사)새로운문화를실천하는건축사협의회는 미쓰비시 사택지의 역사적 가치와 교훈을 남기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공모전을 개최했다.
대상(국토교통부장관상)으로 선정된 ‘회고의 공간, 회복의 거리’는 구사택지와 신사택지,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마을공원으로 계획했다. 마을공원은 음지였던 공간을 공원화함으로써 두 공간을 엮고, 목재 파빌리온이 둘러싼 마을휴게쉼터로 조성했다. 구사택지는 줄사택 구조를 활용해 저층부에는 방문자센터, 카페 등을 배치하고 상층부에는 주거공간을 계획했다. 신사택지는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블록으로, 갤러리나 커뮤니티센터, 마켓, 공공독서실 등이 들어서는 중심공간이다.
심사위원단은 “기존의 구사택과 신사택, 그리고 인접한 부평공원을 하나의 보행체계로 묶어 마을 전체의 새로운 변화를 제안했다. 밀도를 부여한 수직형 공동주택을 끼워 넣어 줄사택 보존과 대조하는 전략이 돋보이며, 특히 줄사택을 고층주거의 저층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용한 아이디어는 이 땅에서 적정 밀도와 보존을 병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모에서 기대했던 제안범위의 확장을 신중하게 시도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으로서의 설득력도 갖춘 수작”이라고 평했다.
대상작 ‘시간마당: 공용공간을 통한 줄사택 리노베이션’ / 근대도시건축연구회 제공
또 다른 대상(문화재청장상)작인 ‘시간마당: 공용공간을 통한 줄사택 리노베이션’은 구조와 형태의 보존, 골목길 풍경을 다양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변화된 구조와 골목길을 표현하기 위해 변화요소인 벽에 집중했다. 기억적 요소인 벽에 존치 및 재구성이라는 개념을 투입,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공존할 수 있도록 역사를 보존하는 계획안이었다.
심사위원단은 “줄사택을 이루었고 이루어갈 탐구대상으로 ‘시간’, ‘벽’, ‘구조’를 놓고 리서치와 디자인의 균형을 유지하며 명쾌한 프로세스로 완성시킨 제안이다. 특히 사용자가 덧붙여간 증축부분 까지 역사적 가치로 인정해 ’시간‘이 만들어 놓는 구조를 언급하면서 ’원형‘의 시점을 되묻게 하는 고민의 출발이 진지하다. 존치와 재구성의 전략을 통해 세대를 한정했던 벽을 커뮤니티를 끌어안는 벽으로 확장-변형함으로써 새로운 도시공간을 개입하는 전략이 충분한 논리를 갖추며 주목받았다”고 평했다.
아울러 두 개의 대상작에 대해 “공원, 구신사택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완성해주는 보행동선의 체계와 부지별 주거와 공공 기능의 선택적 제시측면의 ‘도시재생적 제안’, 줄사택의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해체할 것인가의 기준을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새로운(문제 해결) 건축적 아이디어의 구현을 본 ‘건축적 제안’으로 가장 탁월한 안”이라고 총평했다.
- 글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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