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원녹지·그린인프라 특별세미나 성료
디지털 전환시대, 조경은 어떠한 미래를 꿈꿔야 할까?‘디지털 전환시대, 조경의 새로운 미래 : 스마트 공원녹지 및 그린인프라’ 특별세미나가 지난 24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보전, ESG 등의 기후변화 대응, 국민 건강증진, 팬데믹 등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정책, 산업,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효과성 증대를 위한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진행 중에 있다. 이 시대의 디지털 융복합은 이미 산업적 고효율화를 넘어 인간과 자연을 위한 서비스 가치 증대 및 창출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환경조경 분야의 궁극적 목적인 인간과 자연을 위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추어 어떠한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사)한국조경협회가 공동주최한 ‘디지털 전환시대, 조경의 새로운 미래 : 스마트 공원녹지 및 그린인프라’ 특별세미나가 지난 24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됐다.
특별세미나를 주관한 최자호 (사)한국조경협회 정책부회장은 “환경조경공간의 스마트화는 국민 삶의 질 향상, 기후변화 대응 등의 고유목적(가치) 달성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도구이자 수단으로 융복합하여 효과성을 증대함으로써 가치를 더욱 크게 하는 것”이며, “스마트도시 및 스마트건축 분야의 현황에서 나타나듯, 스마트 공원녹지 및 그린인프라는 전통적 공원녹지를 비롯한 자연공간, 예술공간, 시설공간 등과 별개의 공간이 아닌 중합된 공간으로, 고유목적을 가진 하나하나의 환경조경공간이 수직적 개념이라면, 스마트공간은 모든 환경조경공간에 중합되는 수평적 개념”으로 설명했다. 즉, “디지털 기술은 도구 또는 수단으로서 공급자 입장에서는 목표가 아니라, 해당 공간에 대한 생산성, 서비스 등의 효과성, 즉 가치를 혁신적으로 증대하는 것이며, 수요자 입장에서는 공간 내 스마트 기술 또는 개인이 보유한 디지털 문화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세미나의 의미를 전했다.
이번 특별세미나는 현 시대 도시공간의 스마트정책을 중심으로 도시·건축분야의 고유목적 효과 증대를 위한 도구이자 수단으로서의 스마트기술 활용정책 및 발전단계를 이해하고, 공원·녹지 등 그린스마트인프라 현황 발표와 심도있는 토론을 통해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변영철 한국수자원공사 처장은 “급격한 산업화, 도시 인구 지속적인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많은 도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도시가 많이 논의되고 있다. 도시 그린인프라의 기능과 가치, 그리고 역할을 향상시키는 것이 도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그린인프라 오픈스페이스는 스마트도시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자 도시의 인프라로서 새로운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실정으로, 스마트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 그린인프라가 진화하고 실현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최희숙 한국토지주택공사 처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 스마트 기술시대에 조경 공간이 역행할 수는 없기에 스마트도시 내에서 조경 공간은 그에 상응하는 스마트 기술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조경 공간은 주택이나 도로 등의 인프라와는 달리 사람과 함께 자연 중심의 공간이 돼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 기술 요소 도입에 있어서도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조경 공간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심왕섭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은 “재단이 조경지원센터로 허가됐다. 앞으로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와 유대관계를 가지면서 많은 조경계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경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은 “스마트 기술은 이미 우리 삶에 빠른 속도로 와 있다. 조경분야는 스마트와의 밀착을 통해 디지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디지털 빈곤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두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변영철 한국수자원공사 처장, 최희숙 한국토지주택공사 처장, 심왕섭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김태경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기후위기 대응’과 ‘디지털 포용’ 목표에 조경분야 관심과 참여 촉구
이재용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시공간의 디지털 대전환, 스마트도시’를 주제로 발제했다.
전 세계 모든 도시가 스마트도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보다 효율적 방식의 도시 문제 해결 ▲혁신적 산업 창출의 공간 조성 ▲포용성 확대 ▲기후변화의 대응 수단을 공통된 목표로 삼고 있다.
스마트도시 관련 메가트렌드는 크게 네 가지로, 우선 ‘기술 및 사회변화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이 글로벌 프로젝트의 사회문제해결형 실증사업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규제 샌드박스나 민관 거버넌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다만 실증사업 성공 후 자생적 확산에 대한 방안은 여전히 글로벌 난제이다.
‘디지털 대전환’으로 도시정보 기반 플랫폼의 중요성이 확대됐으며, 기술의 접목이 빨라졌다. ‘기후위기 대응’도 선언적인 차원이 아닌 실제 대응 수단으로 스마트도시가 활용되고 있어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 및 행동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스마트도시 주요 정책 아젠다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배제된 실정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균형 발전’ 차원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포용성이 중요 아젠다로 부각됐고, 구체적 전략에 대한 논의는 시작단계이다.
이재용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스마트도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술만이 아닌 도시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체계로 ▲정보통신 기술 및 인프라 ▲명시적인 정량적 목표 지표 ▲민관 거버넌스 체계 확입 ▲규제 샌드박스 적용 ▲실증 및 확산 ▲시민참여 강화 ▲혁신생태계 지원 ▲다양한 재원 조달을 꼽았다.
아울러 “제4차 스마트도시종합계획부터는 ‘기후위기 대응’과 ‘디지털 포용’이 본격적으로 스마트도시 사업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조경분야와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성과지표를 확보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 측정, 탄소중립도시 조성, 효율적 도로공간 활용으로 보행 및 녹색 공간 확보, 주차장의 타 용도 전환 등에 대한 조경분야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모빌리티로 인한 도시공간 변화에 대응해야
남성우 건축공간연구원 스마트건축도시연구센터장은 ‘스마트 건축·도시를 위한 공간계획’을 주제로 발제했다.
남성우 센터장은 “2045년까지 초연결 스마트도시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IoT와 같은 기술은 도시공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모빌리티 기술은 도시의 형태를 바꾼다”며 “UAM, 자율주행차 등에 대해 도시 공간은 어떠한 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과 함께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이라는 새로운 대중교통으로 도시의 대전환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UAM 비행체의 대표 형태는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로, 도시 권역의 30~50㎞를 오가며, 헬기보다 높은 150~3,500m 고도를 비행한다. UAM의 핵심 인프라는 ‘버티포트(Vertiport)’라 불리는 수직이착륙시설로, 이착륙을 위한 주변 장애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도심 개활지, 대도로 상부, 수변/교외지역, 건물 옥상부, 주차빌딩 및 오피스빌딩 등이 입지의 대상이 된다. 또한 이착륙, 충전, 정비, 탑승, 환승을 위한 시설과 상업, 판매, 문화, 집회 시설 등이 융복합될 것이다.
국토부 역시 UAM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세종시와 K-UAM 수도권(아라뱃길, 한강, 탄천) 노선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K-UAM 노선은 수변공간으로 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종시 노선은 하천과 BRT 도로를 이용한 노선으로, 소음 문제 등으로 비주거시설과 인접한 건물 내 이착륙 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그러나 건설분야는 이에 대한 대응이 늦다. 남성우 센터장은 기술발전 초기단계에 급격하게 발전 후 상용화되지 않으면 기술 자체가 쇠퇴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새로운 도시환경 모델을 연구하고 발굴해야 한다.
건축분야는 버티포트 도입을 위한 옥상부 크기, 하중 지지를 위한 구조기준, 여객터미널, 전용 승강기, 비행구역 확보 등 공간적 요구조건을 건축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방안과, 헬스케어, 교육, 비즈니스, 교통, 물류자동화 등 생활서비스를 건축물에서 구현하기 위한 4차 산업기술 융복합을 건축 기획단계부터 고려해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
아울러 탄소중립 도시과 관련해 토지이용, 교통, 공원녹지 부문의 탄소배출 최적화 모형을 도출한 결과, 공원녹지보다는 신재생에너지가 중립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고, 건물 옥상부도 조경공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원녹지, 오픈스페이스는 도시의 필수적 공간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채울 수 없는 조경만의 강점과 새로운 기능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스마트공원’에 대해 단순히 ICT 기술이 적용된 공원은 기존의 공원과 무엇이 다른지, 세종중앙공원에서 운행 실증 중인 자율주행차가 공원 내 들어오면 설계에 일어날 변화들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UAM 버티포트의 입지로 도심 내 공원이 우선적으로 제안되고 있고, 그린 인프라가 UAM 운항 서비스를 위한 주요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새로운 조경 콘셉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성우 건축공간연구원 스마트건축도시연구센터장, 김희년 한국수자원공사 그린인프라부문 공간경관처 팀장, 나혜진 LH 세종특별본부 세종국가시범도시사업단 스마트실증사업팀장
스마트 공원녹지 및 그린인프라 사례
김희년 K-water 그린인프라부문 공간경관처 팀장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그린인프라 사례’를 소개했다.
에코델타시티 내에는 구현될 미래 생활상을 미리 경험하고 혁신서비스를 실증할 수 있는 리빙랩형 복합 체험단지 ‘스마트빌리지’가 조성됐으며, 2021년 12월 입주를 시작해 5년간 체험, 평가된다. 주요 스마트 기술로는 친수정포플랫폼, 실시간 워터케어, 실시간 건강관리, 웰니스센터, AI 체육센터, 스마트폴, 로봇카레, 스마트관리로봇, 스마트벤치, 스마트 쓰레기통, 스마트팜 등이 있다.
또한 ‘스마트공원’과 ‘스마트공원 시설물’ 공모전을 실시, 이를 토대로 스마트공원 계획을 수립했다.
수변공원 구간은 다양한 문화, 커뮤니티 활동을 도모하는 신재생 에너지 활용 및 야간 경관 연출 시설이 도입된 ‘델타 커뮤니티 스퀘어’, 스마트 파고라, 스마트 사이니지 등 이용 편의성과 친환경성을 제고하는 ‘스마트 컨택 플라자’, 에너지 놀이터, 쿨링포그, 워터스팟 등 친환경 스마트 유지관리 관수 시스템이 구축된 ‘그린 쿨링 플라자’가 계획됐다.
스마트빌리지 구간 완충녹지에는 지구중심 녹지축과 연결성을 확보하고 도시기반시설과 생태, 경관적 연계성을 강화하며 친환경 스마트 조성기법을 도입하고, 보행자도로는 스마트 코리더와 수변공원의 자연을 연결하는 ‘스마트 그린웨이’로, 공공공지는 미세먼지 저감숲, 완충녹지, 도로, 자전거도로, 녹지 등을 연계한 그린 코리더로, 교통섬으로 가로변과 수변공원과 가로경관의 연속성을 더하도록 계획했다.
나혜진 LH 세종특별본부 세종국가시범도시사업단 스마트실증사업팀장은 ‘세종국가시범도시 스마트실증공원 마스터플랜(안) 수립방안’을 발표했다.
스마트실증공원은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과 시민의 휴식 및 정서 함양을 위한 공간과 시설을 조성함에 있어 스마트도시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원이다. 핵심 가치로는 혁신성, 친환경성, 지속가능성, 확장성, 행복 시민을 두고 있다.
추진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혁신, 실험 허브로서 기능을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실증체계 구축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에너지 자립 기술 적극 적용 ▲다양한 시민 경험 및 건전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공원콘텐츠 도입 ▲AI, 빅데이터 기반의 레벨업된 공원 운영을 위한 운영수단 마련이다.
또한 R&D 연계 실증연구로 AIoT 기반 스마트 셉티드 프로그램, AIoT 기반 미세먼지 저감장치 능동제어 서비스, 온실가스 저감 탄소흡수숲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공간은 웰컴존, 플라자, 인큐베이팅존, 스마트 워터존, 에너지존, 에코벨트존으로 구분돼 다양한 실증과 전시, 체험이 이루어 진다. 주요 도입시설은 인터랙티브 월, 스마트 로좃 주차 시연장, PM 스테이션과 트랙, 아나몰픽 일루션, 스마트 헬스, 어린이 야외 체험 놀이시설, 솔라파인, 에너지 발전 시설, 스마트 워터 테이블, 포그 스크린, LID를 통한 빗물활용 정원 비바가든 등이 있다.
또한 스마트한 공원 운영을 위해 지자체와 민간사업자, 시민이 함께 관리주체와 체계를 구축한다. 민간사업자와 협력하는 ‘인큐베이팅’ 방안은 기업에게 연구 테스트베드과 홍보공간을 제공하고 시민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며, ‘임대/수익공유’ 방안은 운영단계에서 기업에 스마트 솔루션을 임대하거나 공간을 제공하고 기업은 스마트 시설 구축 후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공원 운영관리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기반 운영관리로,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통한 시민체함형 셉테드, 스마트헬스, 스마트팜, 시설물 관리, 서비스 관리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영범 (사)한국행정학회 차기회장(좌장), 염인석 영국C&P 책임연구원, 정재욱 ㈜스페이스톡 대표,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 이은수 건설사조경협의회장(포스코이앤씨 부장), 박종수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주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사무관
스마트기술, 더 나은 공간을 위한 도구이자 수단,
공원녹지의 기본 가치를 잃지 말아야
이어지는 토론은 이영범 (사)한국행정학회 차기회장(건국대 행정학과 교수)을 좌장으로 진행됐다.
염인석 영국C&P 책임연구원은 “제4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의 핵심은 데이터와 플랫폼이다. 그간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여러 스마트 솔루션이 나와 현장에 적용됐지만 어떤 데이터가 생성, 활용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을 도입했지만 기술 개발에 대한 리빙랩만 진행되고 있을 뿐,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에 대한 리빙랩은 부재하다”며, “조경은 그린인프라는 물론이고 도시와 도시, 도시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활용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분야이다. 따라서 서비스 개발, 솔루션 개발, 컨설팅 분야 등에서 조경의 지금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솔루션과 그린인프라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생성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을 요청했다.
정재욱 ㈜스페이스톡 대표는 “다변화하는 기술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다가 한 번씩 문득 깨닫는 것은 ‘과연 기술이 중심이냐’는 질문이다. 기술은 도구나 수단일 뿐이다. 스마트라는 도구를 분야의 보전과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주객이 전도되어 공원의 기본 가치인 콘셉트와 콘텐츠는 사라지고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 기술을 지향, 지양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공간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1~2년 후에 생각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아이폰1이 없었다면 지금의 아이폰15는 있을 수 없듯 실행해 가면서 배우거나 발전해 나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금방 최신기술이 아니게 된다고 해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고 적용하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은 “스마트공원은 기존 공원에 스마트 기술을 계속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디자인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설계사무소와 그것을 요구하는 발주처 등 모든 이들의 반성이 필요하다. 스마트 기술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술로 인해 어떠한 문화가 만들어질 것인가를 생각하고,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와 같은 모빌리티의 변화가 도시에 잉여공간을 만들 것이고, 그 공간엔 조경이 들어가 기후변화와 도시환경에 대응해야 할 것이기에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것과,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스마트도시에 대응하는 운영체계 시스템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방안으로 도시내 녹지 배치도 중요하지만 블록 내 배치도 중요하기 때문에, 주택단지 내 에너지 효율적인 숲과 물의 배치 연구 등도 필요하다”고 LH에 제언하기도 했다.
이은수 건설사조경협의회장(포스코이앤씨 부장)에 따르면, 코로나를 거치며 아파트단지 조경은 휴식과 쾌적함을 요구하고 있는 추세로, 과거에 비해 조경이 굉장히 부각되고 있다. 건설사 조경의 '대지 안의 조경'의 큰 흐름은 ‘자연주의 경향’과 ‘예술적 조경’이며, 대지 안의 조경에서 주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조경공간의 확장이다. 주된 경향은 지하주차장에 구멍을 뚫어 채광이 되도록 하고 거기에 식재가 도입되는 바이오필릭 주차장, 오픈 발코니, 루프탑과 스카이 브릿지에 스마트팜 도입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의 확장과 스마트 기술의 접목은 슬라브 상부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식물에게는 가혹한 환경이 되고 있다.
따라서 ▲식물이 생육할 수 있도록 토양수분제어를 통한 관수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며, ▲동일면적 대비 20~50배의 생산량을 가진 스마트팜 ▲자연주의 식재 경향에 발맞춘 곡선의 유기체 디자인 바이오미미크리를 가능케 하는 3D 프린팅 기술 ▲각종 조경시설물, 조명 등의 통합제어 ▲건설 단가 아파트 가격 저하로 인해 지방에 조성되고 있는 지상주차장에 들어갈 슈퍼차저를 위한 다양한 방안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종수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기술이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실제로 어떠한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스마트도시나 스마트공원은 기본적으로 인프라를 통해서 기술들이 도입이 되는 것이기에 기존의 것을 두고 정보 자원을 새롭게 업데이트하듯 계속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지, 기존에 있던 것들은 두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데 주목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행정과 조경은 ‘공공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고 전달할 것인가,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되는 조경 서비스와 접근성, 정책적 관점에서 규제와 지원, 국토부, 환경부, 산림청 등과 함께 거버넌스적인 차원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어디에 있고,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 등이 가능할 것이며, 추후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가자고 덧붙였다.
이영주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사무관은 정책 일선에서 지속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안으로 “모든 개발업자와 모든 법이 공원 녹지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개발 이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공원녹지 확보 의무를 두고 매번 논쟁이 있다. 그들은 부담금 감면과 동일한 차원에서 공원녹지를 생략할 것을 주장한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도로 등 도시인프라가 축소된다고하여 그 자리에 조경시설이 조성된다는 보장이 없다. 도시지역이라는 금싸라기 땅에 오픈스페이스를 조성하는 것이 공원이고, 대지의 조경이기 때문에 도시 내 녹지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부담금의 의미가 아닌, 국민에게 어떤 효용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하는 것이 조경분야의 숙제이며 인문학적 연구가 필요한 부분”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조경은 예술이고 경관이기에 심리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이 있으며, 특히 공공조경은 예술적 방향으로 가는 것이 국민에게 효용을 제공하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도시, UAM, 자율주행차, IoT 모든 것이 기술 위주로 가는 상황에서 조경은 공원녹지의 정체성을 고려해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수 단가 고시와 관련해서는 “초유의 R&D 예산 삭감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출액이 급격히 줄고 급박한 상황인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조경수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대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조경수 연구가 많이 되어있지 않다.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공정해야 하는데, 연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면 장기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단가뿐만이 아니라 하자담보 책임 문제도 있다”며 조경지원센터를 환경조경발전재단으로 지정했고, 업무 계획도 계속 수립하고 있으니 많은 의견을 달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토론을 통해 제시된 내용과 관련해 발표자인 이재용 선임연구위원은 “모든 도시가 스마트화되고 있으며, 스마트도시는 도시의 스마트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디지털은 목표가 아닌 수단이다. 조경의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 마련이 필요하다”, 남성우 센터장은 “최근 건설산업이 매우 어려으므로 건축도 기술 융복합을 통해 산업생태계, 일자리, 비지니스 모델 등을 만들고 있으며, 조경도 스마트화를 통한 새로운 출구전략을 마련함으로써 시즌2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김희년 팀장은 “현 시대의 스마트는 스마트한이라는 형용사로 해석해야 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국민들이 원하는 공원은 무엇인지 등을 주제로 토론하고, 공동의 지향점 마련이 필요하다”, 나혜진 팀장은 “스마트공원은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볼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토론회를 통해 가치를 찾아내고, 발전적 방향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영범 좌장은 조경 관련 정부정책 및 제도들에 대한 고민들이 특별세미나를 통해 더욱 명확해 졌으며, 조경분야의 숙제에 대해 행정학계와 지속적 협력을 통해 국토부 등 관계 정책당국과 해결책을 모색해야 함을 전했다.
-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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