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흡수원 역할 꾀하는 ‘BRT 버스정류소’
부산그린트러스트, ‘BRT 버스정류장 도심 선형 녹지축 전환 정책제안’ 세미나 개최
부산그린트러스트는 ‘BRT 버스정류장 도심 선형 녹지축 전환 정책제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BRT 버스정류소가 탄소흡수원과 생물 다양성에 기여할 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부산그린트러스트는 ‘BRT 버스정류장 도심 선형 녹지축 전환 정책제안 세미나’를 지난 12일 양정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혁신홀에서 개최했다.
BRT 버스정류장 도심 선형 녹지축 정책제안은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재단법인 숲과나눔 초록열매 3기 사업에 공모해 추진한 사업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행한 사업명이다.
이 사업은 BRT가 도시 주류 교통 시스템화되는 과정에서 고려 못 했던 가로 녹지축의 문제를 제기하며 BRT 버스 정류장의 녹화 정당성을 뒷받침할 연구조사 결과를 정책 제안하기 위함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이를 위해 시민모니터단을 모집 운영하며 4개 구간, 37㎞, 137개 정류소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2개 기관에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보고에 따르면, 분석된 값은 각 정류장별 녹화가능 면적 길이에 쉘터 폭과 1.5m를 일괄 적용해 추정한 값은 7,504㎡이었다. 그러나 이는 최소 추정값이며, 실제 각 정류장별 녹화 가능 면적과 길이에 정류장 폭을 적용해 추정한 녹화 가능 공간의 면적은 16,452㎡로 분석됐다. 여기에 정류장 전체 면적에 잔디블록 또는 플랜트박스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녹화를 한다면 총 길이 8,975.4m, 면적 25,189.2㎡(약 7,620평)의 녹지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다시 말해 녹화 가능 면적의 총 길이는 약 9㎞, 평균 폭은 3m인데 이는 부산의 가장 긴 소하천인 운수천(3.3㎞)의 길이를 능가하는 것이다.
면적단위: ㎡ /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부산그린트러스트는 하절기 폭염에 노출된 BRT 정류소의 문제도 제기했다. 2023년 8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 서울 주요 BRT 노선에서 열화상 측정기로 측정한 정류소 온도는 57.1℃~51℃였다. 반면 BRT정류소 건너편 가로수가 있는 보행로는 30~31℃로, 온도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부산지역 하절기 폭염 상황과 다를 바 없다. 이 같은 사실은 BRT 정류장 이용 시민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폭력이자 인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개선을 엿볼 수 있는 BRT 정류소의 존재 또한 있었다. 부산의 경우 4개 구간 공히 획일적으로 흉고직경 12~14㎝의 이팝나무가 식재(최소 4주~최대 11주)돼 있지만 하절기 폭염 아래 그 기능은 현저히 떨어졌다. 반면 서울의 몇몇 노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은 가지 펼침이 우수한 느티나무나 대왕참나무 식재지역에서는 직사광선으로부터 열기가 차단되고 있는 현장도 목격했다. 향후 BRT 정류소의 녹화시 참고할 사항이기도 하다.
BRT 공사로 뽑혀져 나간 가야로 느티나무들(2024년 4월 21일 모습) /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이에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가 ‘BRT 버스정류장 도심 선형 녹지축(軸) 전환을 말하다’란 주제 발표를 통해 선형 녹지축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BRT 정류소 식재수종의 변화가 필요하다. 낙엽 활엽수를 선택하되 수고와 수형을 고려해야 한다. BRT 정류소의 녹지축 전환은 녹화 가능 공간의 확인을 통해 기존 도시녹지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도시 내 소규모 산림, 공원, 하천 등과 녹지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다. 나아가 도시 가로의 중심에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시민 자산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새로이 만들어지는 BRT 정류소가 반드시 고려할 정책이다.
발표에 따르면, BRT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것으로 말 그대로 버스만 다니는 길이고 노폭은 평균 3.4~3.8m 폭을 유지한다. 현재 시내 운행중인 버스는 전폭이 2,490㎜와 2,495㎜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이성근 상임이사는 “4개 구간 버스전용차선은 31.3㎞인데 이들 버스가 다니는 전용 차로에 1.5m 넓이로 피복하자는 것”이라며 “교차로와 횡단보도를 제외한 값은 76,629㎡로서 송산현광장 두 개에 가까운 면적이 확보된다. 결과적으로 도심 선형 녹지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같은 접근방식은 전국 어느 곳에서도 적용된다. BRT 정류소의 녹지화와 더불어 연결 녹지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탄소중립과 생물 다양성이 화두인 시대에 BRT 선형 녹지축 조성은 도시경관의 풍성함을 도와 시민 삶의 질 증진에 기여할 거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김수진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사는 ‘자연주의 식재기법을 활용한 BRT 버스정류소 정원’에 대해 발표했다.
김수진 이사는 어떤 식으로 BRT 버스정류장을 녹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언급했다. 앞서 부산그린트러스트는 부산상수도본부 앞 BRT 정류소를 부산지역 최초로 정원으로 조성한 바 있다. 식재된 식물은 활착해 해를 거듭할수록 안정화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폭이 넓은 정류소는 충분히 녹지(정원)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정류소 쉘터의 옥상정원을 활용할 수 있다”라며 “사람들이 거의 활용하지 않은 공간은 정원으로 바꿀 수는 있고 가로환경 개선과 함께 보행자도로의 녹지공간과도 연계해 버스정류장 소공원화도 가능하다. 또 버스 차도 중간 노면을 활용한 풀 정원도 조성할 수 있다”라며 BRT 버스정류장의 정원을 늘리는 방법을 제시했다.
버스정류장과 연계한 소공원(Hyde Park Bus Stop, USA) / 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정산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BRT 정류소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도입되면서 도심 정체구간에서 정시성을 높여 버스 이용자의 편의를 돕기는 하지만 조성 이후 나타난 생태 환경적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라며 “가로수를 비롯한 녹지가 도시 탄소흡수원으로서의 성격과 쾌적한 도시상을 구현하는데 있어 특히 15분 도시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면 BRT 정류소의 녹지축 전환은 시책으로 수용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 글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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