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한국조경 50년, 차원이 다른 새로운 조경을 꿈꾸며...
심왕섭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라펜트l심왕섭 이사장l기사입력2023-01-15
<신년사>
한국조경 50년, 차원이 다른 새로운 조경을 꿈꾸며...
심왕섭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한국조경이 51년을 맞이했습니다. 한국조경을 열고 만들어온 개창자들의 은공과 수많은 조경 선배들의 노력과 희생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가 반만년의 유구한 정원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 비유한다면 현대 조경 50주년의 시간은 어쩌면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조경 50년의 역사는 상전벽해라는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할 만큼 거대한 변화를 일으킨 세월이었습니다. 50년이라는 숫자가 결코 단순히 숫자만이 아닌 것은 우리 조경분야가 산업화시기를 거치며 국토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했고, 오늘날에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녹색 공간 복지에 기여하는 필수적인 분야로 깊게 뿌리내리고 또 자리매김 됐기 때문입니다.
51년을 맞은 오늘날 한국조경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에 직면하고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조경의 역할도 그것에 맞게 다른 차원으로 발전해 가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 우리는 화려했던 초창기 조경과 그간의 발전의 향수에 젖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고민에 직면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조경은 지구적으로 기후재난 대응과 SDGs(지속가능발전) 지원에 더욱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조경은 이제 개별적 변방의 국가차원 조경이 아니라 글로컬에 입각한 지구적 조경의 실천이 필수가 됐습니다. 조경이 인류의 미래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 심도있는 문제 제기와 실행도 시급합니다. 정책과 제도의 마련도 중요하지만 개별 조경인들의 사명감도 또한 더 중요한 때가 아닌가 합니다.
한편 조경이 가야할 길은 국가차원의 녹색인프라 체계의 구축과 실행에 앞장설 수 있는 분야로서의 역할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공원녹지로 대표되는 생활공간의 녹색인프라는 이미 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필수불가결함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조경은 녹색인프라를 사회적 인프라로 전환시키는 수준으로 격상해 실천해나가는 전문분야로 새롭게 자리매김 되어야 합니다. 그만큼 중앙정부는 물론 관련 기관들과의 정책적 협헙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우리 조경은 시민들의 생활공간 조성 및 경관 개선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지원하는 창의적 전문분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시민참여와 가꾸기 문화는 이미 많은 도시에서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주민이 참여한다는 정도는 이미 오래전 일입니다. 그만큼 차원 높은 새로운 수준의 조경문화를 창출하는데 앞장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제 100년을 향한 새로운 50년의 출발선에서 우리 조경분야는 새로운 혁신의 비전을 설정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전문 분야간 융복합화가 필수적인 시대적 흐름 속에서 우리가 지켜온 백색이 조경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할 것입니다. 오늘날 세상엔 조경이 아닌 조경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그 새로운 도전의 길을 찾아 나섰지만 성과는 크게 높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힘찬 도전의 본성으로 호랑이처럼 거세게 포효하는 한국조경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무엇보다 작년 성공적으로 치러진 광주 IFLA 세계조경가대회처럼 앞으로도 조경의 많은 선후배들이 지역과 세계를 넘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미래가 되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지난해 초에 드린 말씀을 재인용하며 마무리짓고자 합니다.
“조경은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앞으로의 조경은 지난 50년간 해온 것보다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다양하고 섬세하고 전문적인 유형의 조경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이끌어갈 신세대 조경인도 필요합니다. 분산된 제도/기준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조경계 내부의 혁신도 필요합니다.”
- 글 _ 심왕섭 이사장 · (재)환경조경발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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