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조경가, 어디로 취업하면 좋을까?

조경이상, IFLA 조경정원박람회서 ‘잡마켓 토크콘서트’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09-26

조경이상은 미래 조경인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잡 마켓 토크콘서트를 지난 31일 열었다.

미래 조경가라면 조경가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건설사부터 공공기관, 설계사, 시공사 등등. 그곳에서는 어떤 업무들을 하는 것일까? 장단점은 무엇이며 어떠한 부분이 자신과 가장 잘 맞는 것일까? 또 다른 길은 없는 것일까?

이와 같은 미래 조경가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조경의 다양한 비전, 지식, 희망을 공유하는 열린 조경가그룹 조경이상은 ‘제58차 IFLA 세계조경가대회’의 일환으로 열린 ‘IFLA 조경*정원박람회’에서 잡 마켓(JOB MARKET)을 열었다.

구직, 이직, 유학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포트폴리오 준비 팁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클리닉’과 함께 개막 첫날인 지난 8월 31일에는 토크콘서트를 열어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조경가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패널에는 조진우 한국수자원공사 과장(공공기관), 이윤주 LPSCAPE 소장(설계사무소), 조용철 디자인스튜디오 이레 대표(디자인빌드), 안정록 Roctrix 대표(스타트업), 이재현 DL이앤씨 대리(건설사)가 참여해 어떤 일을 하는지와 근무환경에 대해 소개했다.


공공기관, 100분 토론의 사회자

조진우 한국수자원공사 과장은 공공기관에서의 업무를 “설계사, 시공사들이 패널로 참여한 100분 토론의 사회자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공공기관에서 하는 일은 정부 정책이나 정책 기조에 맞춰 공공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주로 하는 일은 ‘감독’ 업무이다. 계획, 설계, 시공, 관리까지 조경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 사업이 진행되는 방향성을 정하고, 관리하고, 진행한다.

조진우 과장이 몸담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수변 생태벨트 조성, 댐유역 생태계 복원사업, 이제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 등과 같은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필요한 조경 부분에 대해 감독을 하고 진행한다.

그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안정적인 수입과 워라밸이 보장돼 있다는 점은 좋지만 조경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거나 이름을 알리는 일, 월급 이상의 수익을 얻는 일은 어렵다고 한다. 정부 지침에 의해 시스템적으로 해야 할 일과 방법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조직내 분위기도 수평적으로 바뀌어 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직체계가 있기에 이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맞지 않다. 또한 전국에 지사가 있어 지역을 옮기며 발령이 나기 때문에 수입은 안정적일지언정 가정생활이 곤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채를 진행하면 지원자가 많다.


변화하고 있는 설계사무소

설계사무소의 업무는 기본구상, 기본계획, 설계, 실시설계, 현장감리의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대상지가 주어지면, 동선과 프로그램을 계획해서 조감도를 작성하고, 마스터플랜을 도출하는 것까지가 구상 단계이다. 이를 조금 더 구체화 시키는 작업이 기본계획과 설계 단계이고, 도면을 수치화시키고, 재료를 보다 디테일하게 선정하며, 법규에 맞춰서 도면을 작성하는 실시설계 단계가 이어진다. 그 다음이 실시설계 도면에 의해서 시공이 잘 되고 있는지를 감리하는 일이며, 이것을 특화한 것이 현장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윤주 LPSCAPE 소장은 “설계회사 대부분이 이 모든 과정을 다루기는 하지만 세부적인 분야는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야를 주로 다루는 회사에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LP SCAPE의 기준에 따르자면, 학술용역, 작은 규모의 정원, 큰 규모의 공원, 호텔이나 백화점 등 상업조경공간 설계는 물론이고, 벤치나 파고라 등 시설물디자인 또는 스마트기술을 접목한 환경 조형물까지 설계하고 있다. 어떤 회사는 계획에 집중을 할 수도, 어떤 회사는 실시설계에 집중할 수도 있다.

설계사무소는 프로젝트에 따라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근무를 할 때도 있지만 많은 설계회사들이 워라밸이나 복지, 연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과거 처우에 대한 인식과는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빌드, 설계과 시공을 동시에 경험하고 싶다면 
                   
디자인빌드(Design-Build, 설계시공일괄) 업체는 계획부터 설계, 시공을 거쳐 운영까지 가는 과정을 전부 하게 된다. 업체마다 설계의 분야나 범위가 조금씩 다르고, 회사마다 집중하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 플랜트 위주로 많이 집중한다.

스케치를 하고 3D 디자인을 할 때는 최적의 상태로 설계하지만 시공을 일반 시공사에 맡기게 될 경우, 정해진 일정이나 비용에 따라서 몇몇 공정을 건너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디자인빌드에서는 설계를 하며 생각했던 식재와 구조물, 수공간 등이 주는 감흥에 대해 기반 공사단계에서 마감재나 나무의 질감과 형상 등을 조율하며 실공간에도 똑같이 구현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다.

설계와 시공을 같이하기 때문에 도시나 공원을 만드는 대규모 사업이 아닌 대형 카페, 베이커리, 호텔 리조트, 정원 등을 주로 작업하며, 자신이 한 설계를 시공까지 하는 것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은 디자인빌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도움이 될 것이다.

조용철 디자인스튜디오이레 대표에 따르면 디자인빌드 분야는 이미 취향이나 가고자 하는 길이 확고한 사람들이 많아 업계 전반적으로는 이탈자가 많기도 하고, 경력자가 이직을 하는 것보다는 독립을 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설계와 시공을 같이 하는데 더해 신기술이 나오면 가장 먼저 적용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큰 폭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도전

안정록 대표가 이끄는 Rootrix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수목의 기준을 만들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조직이다.

안정록 대표는 조경 설계를 열심히 공부했으나 열심히 설계해도 그대로 시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대상지 주변에 어떤 나무가 있고, 그 나무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서 그렇다는 데서 찾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나무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나무 데이터를 GIS, 드론, 라이다 등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 단계부터 준비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급하고 나무유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생산자과 설계자, 시공자가 모두가 더 나은 수목 생산, 더 나은 설계, 더 나은 시공에만 신경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안정록 대표는 “조경은 오래된 업계임에도 아직까지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건설테크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조경계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Rootrix가 데이터로 접근하고 있다면, 기업의 신용평가를 통해 미리 투자를 하거나 빌려주는 금융사업, 인력데이터를 모아 공급하는 사업 등 다양하게 건설테크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의 진보는 엄청나지만 조경설계분야는 여전히 아날로그적이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는 회사는 한두 군데뿐이다. 특히 학생들에게는 기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며, 선진국의 다양한 업체들이 어떠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에 뾰족하게 뚫고 들어가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루트릭스는 금융업계에서 관심을 보여 초기에 빠른 투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기본적인 스타트업은 맨땅에 헤딩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게 되기에 이것이 가장 큰 허들이 될 수 있다고. 그러나 일정 궤도 안에 들면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 스타트업이기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투자를 받아야 성장을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비전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스타트업에는 젊은 나이에 도전하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는 청년일 때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평균수명이 늘었기에 40~50대에 시작하는 분도 많다. 본인만의 특수한 전문성이 있는 상태에서 도전하는 것도 괜찮으며, 정부 지원도 많아 추천을 하기도 했다.


건설사, 아파트조경만이 아니야

건설사에서는 프로젝트가 탄생을 하고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전 과정을 다 경험할 수 있다. 직접 설계를 하거나 직접 시공을 하는 것은 아니고 이를 철저히 관리하는 업무이다.

크게 본사와 현장으로 업무가 구분돼 있다. 본사 업무는 프로젝트가 탄생하는 수주부터 설계사와 함께 고민하며 인허가 과정이나 설계를 발전시키는 설계관리 과정을 진행한다. 현장업무는 현장 여건을 따져 좋은 품질의 조경 공간을 만드는 업무이다.

무엇보다도 이재현 DL이앤씨 대리는 “건설사 조경은 보통 아파트 조경을 떠올리겠지만 국립세종수목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니 재미없는 아파트 조경만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파트조경 자체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사도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설계를 하거나 스페셜리티를 도모하기에는 힘들다. 설계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사와 함께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계사무소보다 자유도가 적다. 기업문화도 존재하지만 변화하고 있다.

건설사는 공공기관보다 이동률이 적고 연봉이 높아 선호하는 직장 1위임에도 공채가 적다. 건설사에 따라 공채만 진행하거나 경력직을 채용하는 기업도 있기 때문에 원하는 건설사의 성격에 맞게 설계사무소에서 경력을 쌓는 방법도 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사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학생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이어졌다. 문민정(국립한경대), 김솔지(경희대), 박민철(영남대), 하민지(서울시립대) 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조경의 다양한 진로에 대해 경험하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학교의 커리큘럼만으로는 진로를 정하기가 어렵기때문에 장기 현장실습과 같은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사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회사,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도 다양한 단계에 투입돼 성장할 수 있는 회사, 개인의 자율성을 많이 존중해주는 회사,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회사 등이 꼽혔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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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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