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론] 슬기로운 정원생활

글_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장
라펜트l기사입력2021-09-24
슬기로운 정원생활



_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장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은 많은 것들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구조에서 보면 바뀐 것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한데 실제 하나의 변화가 수많은 연쇄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가령 사회적 거리두기는 단계별로 모임과 행사, 집회 등의 기준인원을 제시하고, 영업시설별 운영시간과 인원의 제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학생과 직장인들에게는 원격강의와 재택근무 등의 제도를 도입하는 등 연쇄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변화는 가정이란 울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매일 등교하던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자녀의 등교 후 일을 하던 워킹맘들은 또 다른 가사도우미를 구하거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돌보는 등의 사회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수요와 관심이 높다는 정원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산림청은 지난 3월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코로나19를 대응하여 발표한 정책은 아니지만 지난 수년간 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사회적인 수요를 고려하여 수립된 향후 5년간의 정책이다. 발표된 정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정원’이라는 비전 아래 2025년까지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 정원을 통해 도시를 녹색생활공간으로의 전환을 위한 생활정원 조성확대 등 정원인프라를 2025년까지 2,400개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둘째, 정원산업 생태계의 구축 및 성장역량 강화로 정원산업시장의 규모를 2조 원까지 늘리며, 셋째, 미래 수요에 대비한 맞춤형 정원인재 육성을 위한 연령과 분야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활동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4대 전략 13개 중점과제를 제시하여 목표별 달성계획을 구체화했다. 발표된 정책을 보면 다른 정부부처의 기본계획 등과 다를 것이 없이 평범해 보이지만 곱씹어 보면 지금 사회적인 변화를 고려한 다양한 실행과제를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민들이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정원인프라 중 생활정원의 확대이다.

지난 6월 23일 「수목원·정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의 개정이 있었다. 개정의 이유는 생활환경의 녹색전환을 위한 체계적인 정원정책 실행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며, 주요 내용으로는 정원 진흥사업 전담기관 운영과 정원의 시설기준 등이 있다. 정원 진흥사업 전담기관으로는 ‘한국수목원관리원’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으로 기관 명칭을 변경하며 전담기관으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고, 그동안 조성된 정원의 유형을 다양화하고 특화된 정원 조성유도를 위해 정원별 갖추어야 할 면적과 구성, 편의시설 등 세부기준을 신설했다. 그동안의 정원은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공동체정원 정도로 구분하였는데 개정된 법에는 생활정원, 주제정원이 추가되었으며 주제정원에는 교육정원, 치유정원, 실습정원, 모델정원 등의 기준을 제시하했다.

정원인프라 부분에서 가장 많은 확대를 계획한 생활정원의 시설기준을 살펴보면 정원 조성 시 4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제시된 내용은 ①일반 공중이 접근 가능한 장소 또는 건축물의 유휴공간에 설치할 것 ②정원의 총면적 중 녹지면적이 60% 이상일 것 ③정원의 조성에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정원을 갖출 것 ④정원의 식물 중 자생식물의 비중이 20% 이상일 것이다.

편의시설로는 ①의자, 탁자 등 이용자 휴게공간을 갖출 것. 이 경우 휴게공간은 정원과 균형적인 배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②주차장 및 화장실 등 이용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갖출 것을 명시하고 있다.

생활정원의 조성에 관한 내용을 법으로까지 규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꼭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동안 조성했던 정원으로 불리는 공간들이 정원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물론 개인이 조성하는 정원까지 이러한 법을 지킬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생활권 내 조성하는 정원은 국민의 수요를 담아서 조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2019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생활정원은 2개소로 시작하여 2020년 12개소(실내7, 실외5), 2021년 34개소(실내14, 실외20(소읍8))로 확대되고 있다. 조성되는 공간도 다양하다. 역사, 학교, 병원, 청사, 공항 등 많은 국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을 우선으로 조성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생활정원을 조성한 지자체는 시민들의 높은 수요에 생활정원의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또한, 일부 시민들은 조성되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하여 현재 사업에 반영하여 이행하고 있기도 하다. 생활정원의 기준에 명시된 참여형 정원을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정원을 즐기고 누리는 것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어떻게 하면 생활 주변으로 다가온 정원을 더 슬기롭게 느낄 수 있을까?

정원은 활동의 공간이자 주체의 공간, 능동의 공간이다. 내가 행동하는 만큼 더 슬기롭게 정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행여 정원을 즐기는 방법을 모르겠다면 정원을 자세히 관찰해보길 권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꽃 한 송이를 자세히 보는 것만으로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_ 남수환 실장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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