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수도 마드리드에 입성하다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1-08-05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35


스페인 편 - 22
수도 마드리드에 입성하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라펜트 독자여러분! 반갑습니다. 경관일기를 연재하던 강호철 인사 올립니다.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갑작스런 안과 질환으로 답사 기록 경관일기를 중단한 이래 오랜 기간이 흘렀습니다. 시력이 회복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후 바쁜 일상과 정년퇴임 등으로 연재를 미루어 왔습니다. 코로나까지 겹치며 저의 답사일정에도 많은 차질이 생겼지요. 

저는 지난 2월에 모교이자 30년 가까이 근무해 온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서 퇴임하여 저의 주말 쉼터인 용치산방을 오가며 자연과의 접촉시간을 많이 가지며 건강하고 여유롭게 지냅니다.

그간 ‘경관일기’를 아껴주신 많은 독자분들의 깊은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한편 연재 중단을 아쉬워하며 지속적으로 종용하시는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께 보답하는 뜻에서 부족하지만 예전대로 답사에서 기록한 이미지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답사 현지의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전해왔지만 당분간은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메모와 기억을 살려 소개할 계획입니다. 해외 나들이가 여의치 않은 시절에 작은 위안과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입니다.













2018년 6월 30일부터 시작된 스페인 답사의 마지막 목적지는 수도 마르리드입니다. 시외버스로 이동하여 도시외곽에 위치한 터미널에 도착하면 다시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갈아타게 됩니다. 마침 점심시간이고 주변에 규모 있는 공원이 있어 가볍게 둘러보았습니다. 유럽의 많은 도시공원들과 분위기가 비슷하네요.

공원은 울창하고 거대한 도시숲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이 울타리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숲길이지요. 이곳 시민들 역시 건강을 지키기 위한 나들이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이미 고령화 사회라 눈에 띄게 많은 노인들이 공원을 찾고 있었습니다. 유럽의 도시들이 대부분 평지라 공원입지도 마찬가지랍니다. 우리의 경우 평지 공원이 부족하여 고령층 이용에 많은 문제가 예상되지요. 그래서 무장애 공원시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기피하는 플라타너스가 녹음의 주인공이네요. 이 수종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호주 등 세계주요 도시의 녹화에 기여한 일등공신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무늬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녹색 바탕에 강렬한 색상을 통하여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지요. 자엽 너도밤나무를 비롯하여 자두나무나 배롱나무도 이미 육종되어 보급되고 있습니다.



공원입구 광장은 그늘이 부족하네요. 최근 보완한 녹음수가 아직은 빈약한 상태입니다.







구시가 중심 왕궁이 있는 언덕 아래에 위치한 Campo Del Moro 정원입니다. 이름이 정원일 따름이지, 거대한 도시숲을 이루고 있으며 식물원 기능을 하지요. 울창한 숲을 가르며 통경축 역할을 하는 잔디광장이 매력적입니다. 이 모습은 진주산업대학교 시절인 2002년 조경학과 교수님들과 답사할 당시 모습과 똑같은 분위기네요.

이 정원은 밀림으로 다가옵니다. 숲속의 외곽 순환로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지요. 많은 시민들이 조깅과 산책을 즐기는 모습도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왕실의 보호와 쾌적한 환경 유지를 위하여 마련된 완충 기능이 크다고 느껴지네요.



왕궁아래 숲속을 산책하며 가볍게 간식(충전) 한 후 인접한 하천으로 이동합니다. 하천으로 내려가는 입구에 설치된 반영구적 재질의 안내판입니다. 시대에 따라 변화된 하천의 모습을 새겨 놓았네요. 오늘 오후는 마드리드의 젖줄 Manzanares 강변을 사냥터로 정하였습니다. 오늘도 날씨는 건조하고 화창하여 땀을 분출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랍니다.

맥주의 맛은 뿌린 땀의 양과 정비례한다는 본인이 체험을 통하여 어렵게 깨달은 평범한 진실을 믿으며... 언제나 답사현장에서 그러하였듯이 새롭고 신비로운 사냥감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각오를 다져봅니다.





하천이래야 소하천으로 서울의 한강이나 제가 살고 있는 진주의 남강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규모랍니다. 하지만 하천 구역이나 주변은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잦고 고민하고 투자한 흔적들이 역력하네요. 하천 주변에는 최근 식재된 수목들이 정성스럽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아마 컨테이너에서 재배된 4-5년생의 대묘로 보이는데 한 그루의 고사목도 보이지 않습니다. 완벽한 시공이 놀랍네요. 수종 선정과 재배기법, 규격, 식재시기, 관리가 맞아야 이런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저의 1984년도 석사논문 제목이 ‘조경 식재공사의 하자에 관한 연구’입니다. 그 당시 조사된 평균하자율이 16.7%로 기억됩니다. 즉 1,000 그루 식재에 167그루를 죽인 셈이지요. 나무와 더불어 살아온 지난 세기를 추억해봅니다.











양안 둔치에도 녹음수가 잘 식재되어 있네요. 모래와 자갈로 이뤄진 거칠고 척박한 곳에는 소나무를 식재하여 잘 견디는 모습입니다. 곳곳에 놀이시설도 마련되어 많은 이용객들의 흔적이 보입니다. 지금은 여름 한낮이라 무모하게 답사하는 혼자만의 독무대 수준이지요.







놀이시설로 이용되는 가공되지 않은 목재와 조형물. 녹음용 가로수는 플라타너스입니다.











하천변 뚝방(폭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체로 6~8m)에 조성된 녹지와 어린이 놀이공원이 특이합니다. 하천 따라 산책하기에 적합한 그늘 숲길은 주로 플라타너스와 회화나무입니다.



2차선의 작은 로터리에 식재된 올리브나무.







야트막한 야산을 잇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산으로 향하였다. 척박하고 건조하여 소나무외에는 식물이 견디지 못하는 모습 같습니다. 침식이 이루어진 경사지 빈 공간에 소나무 묘목을 조림하였습니다. 기존 소나무들은 거목으로 자라 숲을 이루는데 편익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으나 지피식생이 없어 삭막합니다.





시설한 지 오래되어 보이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야산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소나무 군락과 올리브, 묘포장이 내려다보이네요. 도시녹화를 위하여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나봅니다.









케이블카로 이동한 건너편은 이미 도시화되어 공원으로 정비된 모습입니다. 경사지 녹지에도 지피식생으로 피복되어 안정되고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인간의 손길이 닿은 관리된 녹지와 방치된 야생공간의 분위기를 쉽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이곳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타워 때문입니다. 주변 공원은 매우 여유롭고 품위 있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역시 수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타워에서 사방을 살펴봅니다. 서로 다른 분위기를 기록할 뿐 어디가 어딘지를 구분하여 식별하기 힘들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역별 녹지가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이지요. 개 눈에는 ‘ㄸ’ 밖에 보이지 않는다지요.





타워는 시내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대중교통도 편리하게 연결됩니다.





내려오는 길목에서 만난 녹지입니다. 고급 빌라같은 건물과 도로 사이의 녹지에 조성한 플라타너스 숲입니다. 완충기능의 녹지에 빼곡하게 자라는 수목과 생울타리가 시선을 사로잡네요. 물론 여름이 습윤한 우리와는 환경여건이 다르답니다.









공원이 깔끔하게 관리되네요. 제 기억속의 우리나라 60년대 비포장된 시골길을 장식했던 빗자루 모양의 가로수가 미루나무입니다. 이 수종을 여기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네요. 저도 그동안 여러 차례 미루나무의 활용을 강조하였답니다. 지금은 한강 둔치에도 많이 식재되고 있지요. 남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록활엽수 광나무의 만개한 모습도 반갑습니다.















잘 가꾸어진 공원과 녹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이동하며 답사하기에 너무 좋습니다. 한편 이들 숲속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철도를 만나며 단절된 것 같았지요. 하지만 보행육교가 나타나며 길을 이어줍니다. 저도 지난시절 녹지나 보행환경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용역수행도 많이 수행하였지만 여기서는 이론이 아니라 현실로 보여줍니다. 교과서를 펼쳐보는 기분이네요. 역시 녹음수로 등용된 플라타너스가 너무 좋습니다.









도심 공원에서 강변을 거쳐 야산으로 이동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타워에 오르는 등... 오늘도 길고 긴 여정이었네요.

숙소가 있는 도심의 SOL광장 근처로 돌아오니 해는 저물고 목은 마를 대로 말라 불붙기 직전의 처지랍니다. 마침 광장 주변에는 저렴하고 맛깔스런 돼지고기 훈제 ‘하몽’과 생맥주로 유명한 전문점이 있지요. 이 도시를 상징하는 광장의 곰 조형물은 지친 이방인의 숙소를 안내하는 랜드마크가 되어줍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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