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éphine Brueder/Ville de Paris
프랑스 파리시의 대기오염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세계보건기구 권장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게다가 2024년 유럽연합에서 대기오염 규제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라 대기오염 방지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세계도시동향’에 따르면, 2019년 파리시는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NO₂)의 EU 규제기준 위반 경고를 받았고 2022년에도 미세먼지(PM₁₀)에 대한 위반 경고를 받았다. 이에 2024년 유럽연합의 대기오염물질 규제기준을 검토해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보호협회들이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가 공기오염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고소를 했다. 참사원(le Conseil l’état)은 2021년과 2022년 세 번에 걸쳐 1,000만 유로에 이르는 벌금을 물도록 했고, 다시 2023년 11월 파리시와 리옹시에 천만 유로의 벌금을 내도록 판결했다.
이에 파리시는 대기질 개선을 위한 규제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대기오염 차량의 시내 진입 제한을 확대하고 대형차량의 주차비를 인상할 예정이다.
파리시 대기오염도.(단위 : ㎍/㎥) / 서울연구원 제공
구체적으로 주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수치를 살펴보면 2015년에서 2022년 사이에 지속적 감소세를 보이나 이산화질소(NO₂), 미세먼지(PM₁₀), 초미세먼지(PM₂.₅)의 수치는 WHO 권장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O₃)의 경우 햇빛에 영향을 많이 받는 유해물질로 연간 평균 오염도는 높지 않으나 매년 증가 추세이며 여름철에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인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파리시는 대기오염도가 높은 날에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거지역의 공공주차장(노상)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고 공유자전거(벨리브)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기오염도가 높은 날은 최대 허용 시속에서 20km/h씩 감속하도록 조치(예 90km/h →70km/h)했다.
더불어 파리 시내 대기오염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EU 내 250여 곳에서 이미 시행하는 도시 중심부 차량 진입 제한 제도를 도입했다. 프랑스는 배기가스 저감 지역(Zone à faible émissions)을 정해 공해 배출이 심한 차량의 운행을 제한한다. 파리시는 2017년부터 평일 주간에 시내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오염 정도를 구분하는 크리테흐(Crit’Air)라는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했다.
2023년에는 크리테흐 5와 크리테흐 4에 해당하는 차량은 주간에 파리시 진입을 제한했으며 파리 주변 외곽도로인 A86에도 진입을 제한했다. 2025년에는 크리테흐 3에 해당하는 차량(디젤차량)도 제한 예정이며 2030년은 전기차만 진입을 허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리시는 최근 급증한 SUV 차량이 교통안전 및 대기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 파리 시내에 SUV 차량 진입을 제한하기 위해 주차비 인상을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파리시 내 주차 공간은 계속적 감소 추세나 대형 SUV 때문에 주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파리시 방문 SUV 차량은 일반 차량에 비해 3배 많은 주차 비용을 지불하는 안을 향후 주민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는 파리시 방문 차량에 해당하며 파리 시내 거주민 또는 장애인, 직업적으로 필요한 경우 등은 제외다.
더불어 도심 내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민의 차량 사용을 자제하는 것과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차량의 시내 진입을 제한하는 것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는 차량보다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히달고 시장의 생각이 반영된 정책이다.
세계도시동향에 따르면, 히달고 시장은 교통 정책에 비판적인 시민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해 주민 투표제를 활용하고 있다. 도시 외곽에 거주하며 유해가스 배출량이 많은 노후 차량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인 사람들의 파리 접근성을 낮춘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25년에 디젤 자동차 진입 제한을 과연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