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릉천, “생태·역사·일상 담아 고양시 대표하천으로 조성”

‘We 스마트 창릉천 통합하천, 고양특례시의 미래를 열다’ 심포지엄 성료
라펜트l기사입력2023-06-28

 


고양특례시는 (사)한국조경학회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창릉천의 지속가능한 미래’ 심포지엄을 23일 개최했다. 

고양특례시 창릉천이 생태·역사·일상 담은 고양시 대표하천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고양특례시는 (사)한국조경학회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의 추진방향 구상과 전문가 및 시민의견 수렴을 위한 심포지엄을 23일 덕양구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We 스마트 창릉천 통합하천, 창릉천의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학술토론회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및 조경학회를 포함해서 전문가와 일반시민 2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북한산 사기막골에서 발원해 한강과 합류되는 창릉천은 총 길이 18.42㎞에 이르는 고양시의 대표하천으로, 보존하고 가꾸어 미래세대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유산과도 같다”며 “단순한 하천의 친수, 치수, 이수를 넘어서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에 고양시 미래를 위한 비전을 담을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창릉천은 지난해 12월 환경부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2023~2032)에 최종 선정돼 총사업비 3,287억 원(국비 50%, 도비 35%, 시비 15%) 규모의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 고양시는 북한산에서 한강, 행주산성, 장항습지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도심 속 ‘We 스마트 통합하천’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다.

창릉천은 북한산, 대남문, 중성문, 행주산성을 따라 왕이 쉬어가던 역사문화적으로 유일한 하천으로, 창릉천과 지천 유역에는 북한산성, 흥국사, 서오릉, 서삼릉, 이석탄장대비, 도내동 구석기유적지, 강매석교, 행주산성 등 수많은 역사유산이 산재해 있다. 창릉천 합류점과 장항습지까지의 5㎞ 구간은 람사르 습지에 등재된 생태적으로 중요한 하천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 수도권 서북부 거점도시로 발전하는 고양 삼송, 지축, 원흥, 창릉 신도시의 중심을 흐르고 있다. 인구밀집지역이기 때문에 각종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경기도 지방하천 정비종합계획(2021~2030)에 창릉천은 제외돼 있어 하천 주변은 정비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로 인한 치수의 불안정성 문제가 창릉천의 이슈이다. 평상시는 갈수기로 하천유지용수가 부족하지만 장마철 침수는 물론 덕수교 부근 둔치가 유실되고, 통일교는 부분침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개회사를 전하는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 고양특례시 제공



고양시는 창릉천을 치수, 이수, 수질환경, 안전, 시민 거버넌스 활동과 함께 ‘We 스마트 통합하천’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콘셉트는 ‘일상의 빛이 모여 하나되는 환희의 물결’로, ▲생태적 가치와 사람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생명의 물결’ ▲역사 문화 등 지역 어메니티와 결합한 ‘역사의 물결’ ▲도시와 자연의 품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일상의 물결’을 주 방향성으로 설정했다.

시는 창릉천을 역사·생태지구, 여가·문화지구, 소통·체험지구, 휴양·치유지구로 구성해 특화한다.

‘역사·생태지구’에는 습지생태공원과 더불어 테라스가든, 생태학습원, 연꽃정원, 갈대습지, 창포원 등을 조성하고, LH와 연계사업으로 추진되는 고양창릉신도시 내 ‘여가·문화지구’에는 창릉천 구변공원을 계획했다.

‘소통·체험지구’에는 이벤트광장이나 야외공연장, 그랜드 스텝 등이 있는 ‘창릉워터프론트’와 레저플랫폼, 잔디마당, 어린이놀이터, 수변스텐드, 물놀이장, 미디어월 등이 조성된 ‘꿈놀이마당’ 등이 조성된다. 창릉천3교 하부를 특화해 강변시네마나 힐링쉼터로 이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휴양·치유지구’에는 효자문화공원, 자연놀이터, 다목적광장, 야외부대, 소수력발전체험관, 수변스탠드, 수변광장, 풋살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이 계획돼 있다.

시는 올해 기본계획을 구상하고, 내년부터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2025년 기본 및 실시설계와 각종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2026년 착공에 들어가 빠르면 2028~2030년 사이에 준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TF팀과 자문단을 구성하고, 전략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제발표 중인 한국조경학회 송병화 교수, 안홍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이날 주제발표에서 한국조경학회 송병화 교수(세계사이버대학)는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에 초점을 둔 하천환경 복원사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훑어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우선 하천복원에 자연기반해법(NBS)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개발을 목표로 재해위험을 저감하기 위해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관리, 보전, 복원하는 ‘Eco-DRR(생태계기반 재해위험저감)’이나 GI(그린인프라), LID(저영향개발)과 더불어 나무, 풀, 돌 등 자연재료를 이용해 하천의 형태를 자연하천에 가깝게 만드는 ‘자연형 하천기술 CRT(Close-to-River Techniques)’를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형 녹색분류 체계(K-TAXONOMY)’를 하천복원사업에 반영하는 방안이다. 녹색분류 체계에는 녹색부문에 LID가 포함된 ‘물’ 분야와 하천 연안 및 생태계 보호, 복원을 위한 활동과 도시내 탄소흡수원 조성 및 생물종 보호, 보전에 관한 내용을 담은 ‘생물다양성’ 부분이 마련돼 있다. 또한 생물다양성 항목이 누락된 ‘K-ESG 가이드라인’을 개선해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홍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하천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사업을 위한 사업밖에 되지 않는다. 창릉천에 대한 특성을 알고, 창릉천이 가진 잠재력을 찾아 주민이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때 창릉천의 효율적 공간 활용과 보전과 이용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릉천의 치수안전성 확보를 위해 하도 정비 및 하도개수, 제방 축제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창릉천 주변 제내지 공간을 활용해 다목적인 치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창릉천과 주변 택지개발지구를 포함해 반드시 보전해야 할 공간과 효율적으로 이용할 공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그린인프라를 조성해 탄소저감을 도모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역주민의 참여와 협조를 위해서는 사업설명회에서 지역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구상단계부터 사업 이해와 협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미 창릉천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고양 하천네트워크와 서울시 은평구 환경단체 등 관련 단체와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본구상 단계에 그림을 잘 그려놔야 완성품이 좋아진다. 시민들이 욕심을 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종합토론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안세헌 (사)한국조경협회 회장을 좌장으로 진행됐다.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물관리가 국토부와 환경부로 통합됐기 때문에 홍수 대응과 자연성, 워터프론트 등 시민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영은 경상국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계획안을 보면 여가문화지구와 소통체험지구와 큰 차별점이 없다. 고양창릉지구인 여가문화지구는 다른 어떤 신도시보다 사업공간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통체험지구보다 더 많은 세대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내지와 랜드마크를 연계하고, 보행로를 중심으로 입체적 설계를 구체화 해 체류 시간이 긴 공간으로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유지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리빙랩이나 IoT 기반의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고, 펀드나 민간개발을 일부 허용해 그 수익을 유지관리비로 충전하는 방안 등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은숙 창릉천 하천네트워크 부대표는 “창릉천의 외래 식생을 제거하는 것과 하천의 생태계, 그리고 치수 문제 해결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하천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김은경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원은 “창릉천이 가지고 있는 역사 문화적 이야기가 많다. ‘조선왕조실록’, ‘임원경제지’와 같은 공식적 문서는 물론 ‘밥할머니 이야기’, ‘아기장수 이야기’ 등 구전설화도 또렷이 남아있으니 근현대 이야기까지 모아 스토리텔링의 힘을 결합한다면 지역적 특색과 정체성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민경 고양특례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 의원은 “하천사업은 수생태계 환경을 고려하고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자문위원단에 생태분야 전문가를 위촉해야 한다”고 전했다.

원종범 고양특례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 의원은 “하천 지역 활성화 계획과 하천 주변 도시계획과 꼭 연계돼야 하며, 시민들의 의견을 더욱 들을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겠다”고 말했다.

종합토론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시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창릉천 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현했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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