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정원도시’ 법제화 추진 중…“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정원”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정원정책 워크숍’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4-06-19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 ‘정원정책워크숍’을 지난 14일(금)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개최했다. 

 

산림청은 지역소멸대응, 도시재생 및 공동체 회복을 목적으로 정원활동을 기반으로 만드는 도시인 ‘정원도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원도시가 법에 담기게 되면, 정원도시의 정원문화지수 등을 평가해 공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에 정원도시 사업이 신설돼 원하는 지자체에서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 ‘정원정책워크숍’을 지난 14일(금)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은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의 추진 현황’을 주제로 제은혜 산림청 수목원정원정책과장의 발제와 더불어 다양한 지자체의 정원정책 현황과 정책 제안을 청취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산림청은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정원’을 비전으로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2021~2025)’을 수립해 생활권 곳곳에 정원을 확충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삼고 있다. 곧 시행될 ‘제3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은 인프라 확충보다 문화와 산업이 활성화될 때라고 보고 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서울 국제정원박람회 등 각 지역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원박람회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에 산림청은 행사주관 및 국제행사 심사 등 행정절차를 수행하고, 예산 및 운영을 지원하는 등 지자체의 국제정원박람회 유치를 지원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2026년에는 세종에서, 2028년에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국제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원치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원은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등에 비해 접근성이 가장 큰 장점이기에 산림청의 다른 사업들과 연계해 확장하고 있다. 올해 ‘정원드림 프로젝트’의 주제도 치유정원이다.

 

고급 교육을 받아 전문가가 되길 희망하는 시민정원사들을 위해 수목원정원법상 ‘정원전문가 교육과정’을 위한 교재와 교육과정을 개발 중에 있다.

 

국가정원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산림청은 민간정원을 활성화 해 체류관광으로 지역을 살리는 것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민간정원 부문의 신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제은혜 과장은 “민간정원과 지역의 다른 자원들을 엮어 관광자원화 한다면 국가정원을 만들지 않더라도 지역의 중요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지자체의 협조를 요청했다. 전국의 정원을 손쉽게 찾고, 예약하고, 정원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원통합 플랫폼’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자생식물’을 정원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발굴하고 품종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 자생식물 관련 시장현황을 파악하고, 이후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제은혜 과장은 “정원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제 막 인프라가 조성됐고, 문화나 산업이 활성화될 때가 제대로 꽃 피우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잠재력이 크고 발전해나갈 정원분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고문을 좌장으로 다양한 지자체의 정원정책 소개 및 정책제언들이 이어졌다.

 

이윤영 여주시청 수목원팀장은 “국가 및 지자체 주도의 정원정책 수립 및 실행도 중요하나 자연적인 정원문화 확산 및 자생력 강화를 위해 민간 주도의 사업추진 확대 및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정원문화 확산에 기초가 되는 정원교육은 대부분 도시지역에 집중돼 있고, 소외지역은 교육의 기회가 적기에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정책을 건의했다.

 

또한 “수목원은 정원문화 확산 및 교육을 위한 시설로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나 현재는 일부 수목원에서 자생식물 보급을 위한 시설로만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전국 등록수목원을 대상으로 정원교육 및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거점 센터로 지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영신 전주시청 정원산업팀장은 “전주시는 정원산업 도시를 비전으로 지방정원을 조성하고 있으며, 시민정원사 양성 및 마을단위 정원공동체 운영, 정원산업박람회 개최 등을 하고 있다. 정원산업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정원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 정원 관련 생산 및 유통업제, 개발 및 연구기관, 지원기관이 융합돼 정원산업이 집중 육성될 수 있는 거점공간 조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정원산업박람회를 국제정원박람회로 규모를 확대해 도시경재력을 강화하고자 하는데, 신품종이나 가드닝제품, 다양한 정원작가의 작품 등으로 정원트렌드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과 외국업체 유치 및 지원에 대한 중앙부처의 관심과 협조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병옥 강진군청 생태공원조성팀장은 “강진군과 같은 소규모 지자체는 국비가 아니면 지방정원 운영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운영 및 유지관리 예산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제은혜 과장은 “지방정원은 지방 이양 사업이기에 현실적으로 예산지원은 어렵다. 신안군의 경우, 정원을 통해 지역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천은아 충주시청 국가정원팀장은 “충주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정원문화 확산의 거점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충주 능암늪지생태공원을 지방정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시민정원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한평정원사업으로 정원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병모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호남지회장은 자생식물의 환경 적응성과 번식, 그리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타개할 수 있는 정원식물소재 개발, 시민정원사의 정원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경찬 한국정원디자인학회 부회장은 “관광분야에서는 최근 자연자원에 더해 다양한 위락자원이 결합된 경우 정신적 치유효과가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정원관광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원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문화적 행위와 결합시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원관광에 있어서 생태적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다양성도 매우 중요하다. 정원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에 화장실이 몇 개가 필요한지, 어떤 편의시설이 필요한지에 대한 기준은 없다. 최근 관광분야에 나타나는 재미있는 현상은, 일상을 일상에서 영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평소 가족들과 하지 못하는 대화를 여행을 가서 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정원관광에 대한 학술적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R&D를 통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홍광표 좌장은 “정원은 단순히 조경분야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융복합적 개념의 정원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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