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동경의 위성 신도시, 지바 마쿠하리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4-06-21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85

 

 

일본에서 신록의 봄을 만나다 - 5

동경의 위성 신도시, 지바 마쿠하리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오늘은 지인 아드님의 사업장이 있어 지바 근교로 나들이 계획이 잡혔습니다.

 

리조트를 인수하여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중이랍니다.

 

건축 부문은 큰 어려움이 없으나, 옥외 공간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하여 현장을 살피기로 하였답니다.

 

이번에도 지바 신도시를 답사할 계획을 갖고 있던 터라 마침 부담 없이 하루를 할애하였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지바 신도시의 일부로, 우리나라 분당이나 평촌 등 신도시 계획 추진 과정에 일본 사례 명소로 잘 알려진 곳이지요.

 

마침 필자도 경남도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녹지정책 자문과 공무원 선진지 연수와 연관하여 이곳을 처음 답사하였었지요.

 

그래서 이곳이 얼마나 변화되었을까 궁금하였답니다.

 

당시 경남도는 어느 광역자치단체보다 앞선 녹지 행정을 펼쳤습니다. 

 

도지사의 5대 도정 목표 중 하나가 ‘푸른경남 가꾸기 사업’이었지요.

 

도시 가로녹지 정비와 더불어 보행환경에 대한 모델 사례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하였답니다.

 

새롭고 파격적인 가로 녹지와 보행환경은 실로 감탄할 수준이었지요.

 

자동차 위험에서 벗어난 고가 보행로 확충은 당시 우리 여건에서는 상상을 초월한 사례였지요. 

 

매우 충격적이었답니다.

 

이후 진주산업대 조경학과 교수님들과 대학원생들도 답사를 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곳이 더욱 그립고 설렙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우리나라도 서울역에서 남대문으로 잇는 ‘서울로 7017’ 걷고 싶은 고가도로를 비롯하여 폐철도 부지 활용 등 전국 곳곳에 보다 세련되고 잘된 사례도 많지요.

 


 

울창한 숲으로 느껴지는 지바 시내 간선도로변 녹지환경입니다.

 

승용차에서 기록한 모습이지요.

 


 

 

 

지바 해변지역의 완충녹지대가 이렇게 안정된 모습으로 변하였네요.

 

수 ㎞에 달하는 완충녹지 마운딩 부분은 자연림을 연상시키게 합니다.

 

마운딩 능선을 따라 숲속 산책로가 조성되었네요.

 

시민들의 걷기 코스로 대단한 인기랍니다.

 

이곳은 자연림과 달리, 당초 설계시 경관을 고려한 녹지를 조성하였지요.

 

 

 

 

 

 

 

 

 



  

해안지역과 신도시 사이의 간선도로를 따라 조성된 완충녹지가 이렇게 풍성한 숲으로 변하였습니다.

 

해안도로 건너편의 건물이 ‘마쿠하리 멧세’입니다.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과(COEX)과 같은 성격이지요.

 

제가 근무했던 COEX에서는 마쿠하리 멧세와 상호 교류가 빈번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COEX 임직원들에게는 ‘마쿠하리 멧세’ 단기 연수가 큰 인기였지요.  

 

필자도 순번이 곧 다가왔었는데, 학교로 내려오게 되어 아쉬웠답니다.

 

조성 초기의 가로변 녹지대는 반듯하고 넓은 도로에 비해 보잘 것 없이 빈약했었는데, 지금은 거대한 녹지대로 변하여 걷고 싶은 숲속의 트레킹 코스가 되었네요.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 리그’팀 ‘롯데 마린스’의 지바 마린 홈구장이지요. 

 

1990년 개장했는데, 당시 스타디움 건설비가 130억 이상이 투자되었다네요.

 

특정 선수의 기록을 기념하는 나무도 심었네요.

 

상록침엽교목인 대왕소나무입니다.

 

 

 

 

 














 

 

 

가로변 완충녹지는 이미 울창한 숲의 가로공원으로 성숙했네요.

 

걷거나 자전거 타기에 최고의 컨디션입니다.

 

장미처럼 우아한 꽃으로 인기가 높은 아젤리아가 개화하여 신록의 봄을 더욱 화사한 분위기로 만들어주네요.

 


 

아열대 수종인 소철이 광장에서 자랍니다.

 

수종들을 파악하면 그 지역의 기후대를 예측할 수 있지요.

 

 

 

 

 





 

간선도로 양측을 오가며 필자가 추구하는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경관’과 보행환경 등 녹색 교통을 두루 살피고 기록을 합니다.

 

종합전시장 멧세에 들어왔습니다.

 

COEX 시절 이곳을 동경하던 그때가 그리움으로 다가와 많은 생각에 잠겨봅니다. 

 

이곳의 주된 녹화 수종인 녹나무를 비롯하여 대부분 상록활엽수이지요.

 

공중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는 만병초(Rhdodendron)의 수세가 매우 좋고 활짝 개화하였습니다. 

 

많은 옛 동료들이 연수차 다녀간 곳이라 더욱 관심과 애정이 가네요.

 




 

 

 

90년대 초에 이곳을 답사한 필자는 가로변 녹화의 교과서로 평가하며, 학생들과 공무원 교육원 강의에서 널리 소개하였답니다.

 

차도와 차도 사이의 분리대 녹지와 차도와 보도 사이의 띠 녹지, 그리고 보도와 접한 경계부에 완충녹지가 조성되어 매우 인상 깊게 다가왔지요.

 

그래서 90년대 초·중반에 경상남도는 도지사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역점사업으로 대대적인 녹화사업이 전개되었답니다.

 

당시 도내에는 20개(도시 10곳, 군이 10곳) 기초 지방자치단체였지요. 

 

가로녹지 중에서 특히 저가 강조한 부분이 차도와 보도 사이에 생울타리를 조성하여 보행환경을 개선해 보려고 노력하였지요. 

 

보·차도 분리용 띠(생울타리) 녹지는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삭막한 도시에서의 녹시율을 높이는 한편, 보행자의 심리적 안전감과 차도에서의 무단 횡단에 따른 교통사고 경감 등 실질적 효과가 의외로 많고 크지요.

 

 

 

 

 




 

 

 






 

이곳은 신도시 ‘지바 마쿠하리’ 상업, 업무지역의 중앙을 통과하는 간선도로 중앙분리대 성격의 옥상녹화 공간입니다.

 

2층 높이의 인공지반 시설을 구축하여 지역의 ‘녹지축’을 역할을 부여했지요. 

 

보행자들은 차도 옆 인도 대신 옥상 녹지대를 따라 이동하게 됩니다.

 

옥상에 조성된 녹지축 중앙으로 분수와 연못, 실개천 등 수경축을 만들었네요.

 

옥상녹지의 양측으로 여러 동의 오피스빌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편, 옥상녹화 축과 빌딩은 육교나 고가 보행로를 연결하여 직장인들은 지하철로 이동하여 옥상의 쾌적하고 안전한 숲속의 통행로를 이용하게 되지요.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자동차와 마주칠 기회 없이 안전한 출퇴근 길이 되어줍니다.

 

옥상녹지를 따라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다보면 도시공원이나 정원과 같이 여유롭고 편리하여 매력적이지요.

 

요소요소에 경관물로 배치된 환경조형물과 조각품을 비롯하여 분수와 실개천, 폭포, 편익시설 안내 Sign, 식물의 특성까지 표기된 표찰도 있답니다.

 

조류의 종류와 곤충의 특성들도 안내판에서 제공됩니다.

 

생태학습장이나 다름없지요.

 

 

 

 

 





 








  

지하철역으로 연결되는 마쿠하리 멧세(종합전시장)부터 2층 높이의 인공지반에 조성된 녹도가 시작됩니다.

 

고가 보도(공중 보행로)는 공원이나 정원의 산책로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주변 전망이 좋지요.

 

일반적인 공원 산책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적인 보행로입니다.

 

인공지반에 조성된 옥상녹지는 이미 울창한 숲으로 변했지요.

 

보행동선 주변의 수목들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정원 분위기인 반면, 완충 기능으로 조성된 외곽의 수목들은 자연수형으로 가꾸어져 공원의 숲을 닮았습니다.

 

환경조형물과 조각품도 어느 공원이나 정원보다 많이 배치되어 공간의 품격을 높여주지요.

 

숲을 찾은 새들과 벌 나비, 분수와 실개천의 물소리도 한몫합니다. 

 

 

 

 

 

 

 

 

 

 

 

 








 

 

가로 환경과 업무지역의 건축물 주변을 함께 살피며 걷습니다.

 

지바 신도시는 도쿄 도심에서 나리타 공항 방향 북동쪽 30㎞에 위치하며, 전철로 50분 거리랍니다.

 

이곳은 다마 신도시의 포화 상태를 대비하여 계획되었다지요.

 

수도권 인구집중에 대비하여, 값싼 택지 공급으로 새로운 도시핵을 만들어 광역적 연계를 함이 신도시 계획 개념이었다지요.

 

동경 근교에 건설된 일본의 과거 신도시들은 대부분 실패작으로 많은 문제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답니다.

 

절대 인구의 감소와 초고령화 시대를 맞으며 유령도시로 변한다지요.

 

여기에는 ‘도심 회귀’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을 한답니다.

 

하지만 많은 신도시 중에서 이곳의 ‘비지니스 모델지구’는 ‘도시경관 100선’에 연속하여 선정될 정도로 활기를 잃지 않고 있다지요.

 

공중 보행로와 녹지체계 등 물리적 환경도 도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여겨집니다.

 

동경의 복잡한 도심을 벗으나 활기차고 쾌적한 새로운 환경의 커뮤니티 공간의 창출을 목표로 개발하였답니다.

 

 

 

 







 

 





  

옥상 보행로를 따라 걸으며 주변 환경을 살펴봅니다.

 

일반적 시내 가로보다 2층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은 이색적이지요.

 

자동차에 의한 위험이나 신호등도 없고, 공기도 맑고 소음도 덜하지요.

 

여유롭고 쾌적한 도시공원을 산책하는 분위기의 보행환경이랍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이곳이 직장인들의 종종걸음으로 붐비고 역동적이라지요.

 

그러나 그외 시간에는 도시공원과 같이 조용하게 머물거나 산책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랍니다.

 

이곳의 분수나 폭포, 실개천 등 수경시설들은 가동율이 매우 높은가 봅니다.

 

실개천 주변에는 석창포를 비롯한 수변 식물들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네요.

 

우리의 경우 대체적으로 수경시설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만, 시설 후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이랍니다.

 

 

 

 

 

 

 






  

모두가 공중 보행로입니다.

 

이곳은 출퇴근 시간대는 통로의 기능이 지배적인 반면, 나머지는 운치 있고 여유로운 산책로이지요.

 

시설물과 환경조각들은 예전과 똑같은 모습이지만, 주변 식생들이 풍성하고 안정되게 변하여 분위기가 새롭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곳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저는 20여 년 전부터 3-4년 주기로 기록해 왔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 보다 30년 앞서 신도시 개발을 하였답니다.

 

이후 경제 침체와 더불어 노령화 사회로의 급진전이 신도시의 퇴락과 공동화로 이어진 셈이지요.

 

1인 세대의 급증과 함께 ‘고독사 제로 작전’ 같은 사회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야기되고 있습니다.

 

드디어 하늘 산책로에서 내려왔네요.

 

일본의 살기 좋은 도시 7년 연속 1위에 선정된 지바 신도시는 새로운 역사를 남기고 있답니다.

 

최근 이곳에 10만 평 규모의 데이터 센터도 조성되며,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네요.

 




 

 

 

 

 

이번 원고는 튀르키에의 수도 앙카라 답사 현장에서 정리하였습니다.

 

 

 

* ‘경관일기’는 그동안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태영조경(대표 김광호 박사)에 감사드립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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