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원의 위로
삶의 균형을 찾아주는 나만의 시크릿가든 24곳
김선미 지음 | 반양장 140×200㎜ | 476쪽
2024년 6월 15일 출간 | 도서출판 믿음사
전문가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국내 정원 24곳
『정원의 위로』는 조경학을 공부하는 ‘산림교육전문가’가 국내 아름다운 정원과 공원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꽃과 나무, 새소리와 숲의 매력에 빠져 국내외 많은 정원들을 방문했고, 우리나라에도 해외의 유명 정원들 못지않게 아름다운 정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방문한 수많은 개인 정원, 서울과 지방 수목원, 대형 국가정원 가운데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녹아 있는 24곳을 선정해 담았다. 『정원의 위로』는 아담한 마당의 장미정원에서 웅장한 수목원까지, 보살핌이라는 정원적 삶의 태도를 통해 소중한 삶의 균형감각을 찾는 마음 산책을 제안한다.
정원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끊임없이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따듯한 유대감,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은’ 미학적 감수성, 겨울 정원에서 찾아내는 낯선 아름다움, 미완성된 수수한 것들에서 발견하는 충만함, ‘화려하건 조용하건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는’ 삶의 감각! 나만의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자신만의 시를 쓰는’ 일이다. 정원 산책을 통해 위로와 회복이 있는 나만의 시크릿가든을 찾아 떠난다.
“평범한 일상을 감탄으로 채우는” 힘!
저자는 우리를 위로가 되는 공간으로 안내하면서 회복을 제안하기도 하고, 기존의 문법을 뒤엎는 공간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촉구하기도 한다. 정영선 조경가가 정수장 폐허를 거친 풍경으로 활용한 선유도공원은 ‘공원은 말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긴 생명력을 갖게 되었다. 김봉찬 조경가는 꽃과 인공 장식이 주인공이던 정원 공식을 깨고 풀과 돌이 주인공인 이끼 정원 ‘베케’를 만들었다. “크고 아름다운 것들이 뽐내는 공간이 아니라 작고 조용한 것들이 편안함을 주는 ‘치밀하지만 엉성한’ 정원을 만들고 싶었어요.” 왜 이런 역발상이 필요할까? “상대방을 심오하게 만들어 주는 풀이 아름답습니다. 이곳에 무지개색이 즐비하다면 힐링하기 힘드니까요. 내 집에서 매일 잔치를 열면 주인은 피곤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저자는 정원에서 “힘들어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 “평범한 일상을 감탄으로 채우는” 힘을 배운다. 그리고 “감탄의 순간들이 삶을 지탱하게 해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되돌아보니 마음이 힘들지 않았더라면 정원에 이토록 깊이 빠져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역경은 새로운 길을 낳기도 합니다. 그 길을 두려움 없이 걸어 보려고 합니다.” 정원 산책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서 삶의 철학과 태도에 대해 숙고하게 해준다. 『정원의 위로』는 치유력이 있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그런 공간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올바른 목적에 이르는 길은 그 어느 구간에서든 바르다.” 같은 묵직한 괴테의 문장을 음미하게 하는 ‘여백서원’이 있는가 하면, “인생은 한 길만 있지 않아.”라고 유쾌하게 격려하는 ‘스누피가든’도 있다. 모과 냄새가 향긋한 ‘사유원’은 “세상에 없는 정원을 만들기로 결심한 결과”이며, 호암미술관의 ‘희원’은 영화 「땅에 쓰는 시」의 주인공 정영선 조경가의 한국적 미학의 결실이며,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기업가적 혁신의 산물이다. 이 밖에 김영하 아보카도나무가 있는 국립세종수목원, 특별한 진념이 서려 있는 순천만국가정원, 목련의 종류가 가장 많은 천리포수목원, 치유가 있는 신구대식물정원, 그리고 홍경택 화가의 옥상정원처럼 예술가들이 쉼을 얻는 공간도 소개한다.
목차
1부 로맨틱한 위로
1 스누피가든 ― 사랑은 손을 잡고 걷는 것
2 일월수목원과 영흥수목원 ― 겨울 데이트
3 화담숲 ― 삼대(三代)와 새가 찾아오는 정원
4 장미정원 ― 그리고 별 보는 남편의 천문대
5 여백서원 ― 원로 독문학자의 괴테 사랑
2부 일의 위로
6 희원 ― 정영선의 ‘땅에 쓰는 시’
7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 ― 기업인의 꿈
8 국립세종수목원 ― 꽃보다 ‘가드노’
9 순천만국가정원 ― ‘공무원 덕림 씨’의 뚝심
10 산이정원 ― 정원 도시로 가는 길
3부 폐허의 위로
11 선유도공원 ― 눈 오는 정원의 피아노
12 베케 ― 아버지를 기억하는 폐허 정원
13 태화강국가정원 ― 피트 아우돌프와 태화강
14 찍박골정원 ―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15 홍경택의 정원 ― 화재에서 재건한 옥상정원
4부 시간의 위로
16 천리포수목원 ― 민병갈 원장님 전상서
17 국립수목원 ― 광릉숲에서 쓰는 ‘즐거운 편지’
18 소쇄원 ― 한국 정원 미학과 ‘기록의 힘’
19 사유원 ― 3만 년 모과나무 정원
20 경북천년숲정원 ― 나무를 심은 사람을 찾아서
5부 감각의 위로
21 미지의 ― 정원 속 열 개의 감각
22 화가의 정원 산책 ― 감각의 공동체
23 신구대식물원 ― 오감치유 정원에서 만난 희망
24 오목공원 ― 나무와 도시 감각의 라운지
- 글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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