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지바 마쿠하리 신도시의 녹색환경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87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지난번에 이어 다시 마쿠하리를 소개하게 됩니다.
이곳은 1990년대 중후반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준 곳이기에 일부 중복된 이미지라 할지라도 소개하게 된답니다.
지금으로부터 이미 25년 이전의 일이네요.
당시 우리나라는 지방자치 제도의 도입으로 전국 지자체마다 도시 정비와 가꾸기에 혈안이 되었던 시기랍니다.
각 지역마다 조경학과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크게 관심을 끌고 기대되었지요.
도지사를 비롯한 시장과 군수 등 지자체 경영자들은 하나같이 지역의 부족한 녹색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혈안이 되었던 시기라 생각됩니다.
단체장들께서는 예산대비 가장 표밭 관리에 효과적인 투자 영역이 녹지와 공원 조성이라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인식하였던 시기라 여겨집니다.
가로수를 비롯한 도시의 보행환경을 비롯하여 녹색 도시를 위한 다양한 수법들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였던 처지였습니다.
이론이나 논문만으로 공무원들을 교육하거나 설득시키기엔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고 한계가 있었지요.
가장 효과적 방법이 선진 사례에 대한 시청각 교육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사례 현장 교육이 무엇보다 좋겠지만 예산 등 한계가 따르지요.
동경 근교의 위성 신도시, 지바 마쿠하리는 그러한 현장 교육장으로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의 사례가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처지라 생각되지요.
어떻든 그 당시에는 이곳이 ‘도시 녹화’의 산 교육장으로 손색이 없었답니다.
당시 이곳의 분위기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많은 온도차가 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25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지만 그 당시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지요.
이곳은 대부분 인공지반 녹지입니다.
인공지반이라 할지라도 교목들은 훨씬 풍성해져 울창한 숲으로 변하였지만, 관목들과 지피식물 그리고 환경조각과 시설물은 큰 변화가 없는 상태이지요.
인공지반으로 이루어진 옥상 녹지 사이로 이어지는 보행로를 따라 걸으며 주변을 살펴봅니다.
이곳을 처음 답사한 때가 1996년쯤으로 기억됩니다.
당시에는 ‘니콘 F2’에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했지요.
학생들과 공무원 교육 자료로 즐겨 활용하던 그 당시 기록한 자료들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녹지체계는 물론, 녹화 기법들이 역시 선진도시 답다는 평가를 받았었지요.
이 정도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 수준입니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발전을 한 것은 실로 놀랍지요.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이곳의 물리적 변화는 크게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수목들이 좀 커지고 풍성해진 정도이지요.
가장 크게 다르게 와 닿는 것은 계절의 차이에 따른 변화된 분위기랍니다.
예전에는 학사 일정으로 인하여 대부분 여름과 겨울 방학을 주로 이용하였지요.
정년 이후엔 계절에 제한받지 않아 너무 좋습니다.
당시 가장 많이 인용한 사례입니다.
차도와 보행로 사이의 가로수 아래에 식재된 생울타리(일명 띠녹지)이지요.
서울에서는 주로 쥐똥나무가 활용되었지만, 남부지방에서는 상록성 관목이 다양하게 식재할 수 있습니다.
신초(새순)가 나올 때 붉은 색상으로 매혹적인 홍가시나무를 비롯하여 3개월 이상 개화가 지속되는 꽃댕강나무(Abelia)나 색상이 아름다운 남천 등이 있지요.
일본에서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당시 경남도 20개 시와 군은 보차도 분리용 띠 녹지 조성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답니다.
한편, 도심 보행환경 개선과 자전거 도로 확충 등 녹색교통의 필요성과 중요함을 특별히 강조하였지요.
이즈음에 필자는 우리나라의 보행환경이 선진 수준으로 개선될 때까지 승용차를 갖지 않고, 녹색 교통을 실천하겠노라고 학생들에게 선언을 하였답니다.
매일 3㎞ 거리를 도보로 출퇴근하며 무언의 시위(캠페인)를 한 셈이지요.
결국 지금껏 칠십 평생을 승용차를 갖지 못하였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교통 문화와 보행환경이 예전과 달리 상당 수준으로 개선되었다고 생각하지요.
철쭉류가 화사하게 개화하여 거리가 무척 밝고 좋습니다.
일본은 최근 도시녹지에 대한 제초작업과 전정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전통 양식의 정원은 아주 제한적으로 조성한답니다.
일본식 정원은 유지 관리에 의외로 많은 손길과 예산이 수반되므로 부담을 느낀다지요.
그래서 관목을 군식하거나 생태적 기법을 선호하게 된답니다.
우리도 지금처럼 매년 꾸준하게 공원과 녹지의 절대량이 증가하는데, 인력과 예산이 늘지 않는다면 곧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겠지요.
육교형 고가 보도에서 내려와 주변 환경과 식생을 살펴봅니다.
2-3층 높이의 거대한 구조물을 차폐하기 위한 다양한 수법들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인공지반 녹화에 관심이 쏠려 구조물에 관한 생각은 하지 못하였지요.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지금은 완전한 녹색지대로 변하였습니다.
보행로 아래는 주로 주차공간이라지요.
여기는 상록활엽수 비중이 높아 겨울에도 삭막하지 않고 녹색으로 풍성하답니다.
고가 보행로에서 이어지는 동선은 대부분 상업 및 업무지역의 빌딩으로 연결되지요.
하지만, 지하철에서의 연결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계단과 경사로(Lamp) 등 다양하고 편리합니다.
구조물과 환경조각이 주변의 식생과 따로 놀지 않고, 조화롭고 편안해 보이네요.
보행 환경을 고려한 가로녹지가 돋보입니다.
일본 역시 우리와 비슷한 기후 조건이지요.
가로수 그늘이 없으면 낮에는 걸을 수 없답니다.
특히 6-9월까지 뙤약볕과 복사열기는 실로 대단하지요.
이곳의 인공지반 녹지와는 달리, 가로수의 수세는 문제가 믾은 것 같습니다.
추정컨대, 부지 조성 과정의 중장비에 의한 답압으로 인한 배수 불량 등 식생 지반에 상당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네요.
인공지반에 조성된 공중 보행로의 수경축입니다.
분수를 비롯한 계단식 폭포와 실개천이 옥상 공간을 보다 풍요롭게 하지요.
주차빌딩의 차폐식재.
녹지대는 대부분 내음성이 강한 관목 등 지피식생으로 빼곡하게 피복되었습니다.
도쿄 오다이바에 있는 ‘도쿄 빅사이트’ 다음으로 큰 컨벤션 센터인 ‘멧세 국제 컨벤션 콤플렉스’ 주변입니다.
가로변 자전거 보관장소.
이곳은 무역전시장과 지바 롯데의 홈구장인 ‘마린 스타디움’, 아울렛 Mall 등이 연접하고 있어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빈답니다.
그래서 도쿄 도심과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아주 편리하게 연결하고 있지요.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이와 같은 매력적인 신도시를 추구하였지만, 현재로서는 많은 사회적 문제에 봉착해 있다지요.
미래를 예측하여 크고 작은 공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답니다.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의 경계를 이루는 보스포루스 해협.
Taksim 광장에서 시작되는 ‘독립의 길’로 불리는 보행자 전용거리, Istikral Street
이스탄불 Ataturt 국제공항
이번호는 튀르키예 제1의 도시, 이스탄불 답사현장에서 정리하였습니다.
*경관일기는 그동안 많은 분의 격려와 도움이 있었습니다.
신라조경(대표, 김택균)에 감사드립니다.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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