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PSY)의 새 노래가 발표되었다. 다시 한번 전세계에 한류 열풍을 불어넣을지 많은 언론과 국민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이제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공통의 문화 키워드가 되었다.

최근 (사)한국전통조경학회가 전통정원 재조명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시대 전통정원의 가치를 환류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철학이 깃들어있다.

홍광표 회장((사)한국전통조경학회, 동국대 교수)

美 어바인, 중심공간에 한국정원 추진

홍광표 회장은 “한국 정원은 우리만의 독특한 환경과 사회상이 담긴 상징적 아이콘이다. 신라시대 안압지부터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후원까지 한국정원은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한국만의 경관이 담겨있는 공간이다”라며, 문화적 차원으로 접근해, 그 우수성을 해외에 전파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제는 한국의 정원이 한류열풍을 견인하는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 ‘한국정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를 ‘한국정원’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한국정원의 현황은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홍광표 교수의 설명이다. 일본정원은 미국에만 200여 곳이 만들어졌지만, 해외에 조성된 한국정원은 전체 10여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성되어 있는 한국정원의 상당 수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부 한국정원은 구성요소와 사용재료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홍광표 회장은 해외 시범사업으로 한국정원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특유의 추진력으로 해외 한국정원 조성을 타진해 왔다. 한국 조경의 위상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최석호 시장과 선물교환

결국 그의 행보가 결실을 얻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어바인(Irvine)시가 한국정원 조성에 협력의사를 전해온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홍광표 회장의 적극적인 활동이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홍광표 회장은 “한국의 전통정원 조성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힌 최석호 어바인 한인 시장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전하였다. 최석호 시장은 어바인에서 한인으로는 두 번째로 지난 12월 시장으로 취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최 시장은 ‘한국혼’을 시정에 담는 작업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바인 한국정원 조성에 적극적인 타진의사를 밝힌 점도 그의 조국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어바인에는 40만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

어바인 시와 협의 중에 있는 부지는 시청과 인접한 Bill Barber Park 일원이다. 시의 중심공간에 자리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정원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그 주변에는 주택이 밀집되어 있으며, 많은 한인들이 이곳에 산다. 홍광표 회장은 “이 곳의 부지는 약간의 경사도 갖추고 있어서, 한국정원의 형태적 특성을 담기 적합하고,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장소적 이점도 갖추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향후 이 곳을 대상으로 한국정원의 밑그림이 될 기본설계 공모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A표시된 건물이 시청이며, 그 우측이 Bill Barber Park

시장실에서 내려다본 Bill Barber Park

어바인 한국정원, 재원확보 시급

하지만 해외에 한국정원을 조성하기까지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예산이다. 홍광표 회장은 이곳에 최소한의 시설만 설치한다고 해도 30억원 이상의 조성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와 지방정부 예산, 민간기업의 기부체납, 기금모금 등 현재 다양한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국가적 차원의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홍광표 회장의 생각이다. 민간 기업의 기부체납도 독려할 예정이다. 조경분야의 관심과 홍보활동 역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전통정원의 현대적 접근, ‘조성 가이드라인 마련’

해외 전통정원 추진과 연계해 (사)한국전통조경학회는 최근 ‘한국전통정원 조성 기준 및 보급 활성화 방안’를 주제로 국가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홍광표 회장은 “국가 유산으로 ‘한옥’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와 건축분야의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건축적 요소만으로는 한옥의 본 모습을 표현할 수 없다. 전통정원이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어야 완결성을 이룰 수 있다”며, 연구배경과 전통정원 활성화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하였다. 전통조경학회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전통정원의 조성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보급 촉진전략’을 제시하였다. 한국정원의 보급을 위해 현대적 공간에 기초한 기본유형을 도출한 것이다. 이는 전통정원의 현대적 접근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크다.

전통조경의 비전 ‘과거와 현재의 연결’

홍광표 회장은 전통조경분야의 새로운 비전을 ‘과거와 현재의 연결’에 있다고 말하였다.

“전통조경분야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된 형태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역사를 연구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를 가르지 말고, 연속성을 부여하자는 주장이다. 특히 실천학문으로서 조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현재 적용 가능한 전통기술을 발굴하고 개발하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한류의 중심에서 모두에게 친숙한 문화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어바인 한국정원 조성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