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삼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
“건설사•하도급 등 연쇄위기…SOC예산 확대 시급”
최삼규 회장
올해 건설의 날 의미와 소감은?
올해는 우리 한국 건설기업이 1965년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공사를 첫 수주한 이래 47년 만에 지난 6월 해외건설수출 5천억 불을 달성한 해로서 오늘 개최하는 건설의 날 행사는 매우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
이는 6.25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시작된 근대 한국 건설산업이 태동한지 65년 역사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여주는 성과로서 우리 건설인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가 없다.
해외건설 수주 5천억 불 달성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 삼촌, 조카 등 우리 가족들과 국민들이 오직 잘 살아보겠다는 신념과 애국심으로 열사의 사막과 오지의 땅도 마다 않고 풍토병, 내전, 약탈 등 온갖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쌓아 올린 금자탑이기 때문이다.
금번 해외건설 수출 5천억 불 금자탑은 우리 건설인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고 자신감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건설의 괄목할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경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째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고 답답하기 그지 없다.
하루빨리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SOC 추경예산 편성,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등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도입된 규제 폐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주시길 바란다.
아무쪼록 해외건설 5천억 불 달성을 축하하는 건설의 날 기념행사를 계기로 해외건설 수출 1조 달러 달성, 국내 건설산업의 위기극복 및 국민과 함께 하는 선진건설문화 조성을 위해 우리 건설인들이 다시 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서민경제 지원 및 주택시장의 거래 정상화가 시급한데.
미분양주택 장기 적체로 인해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해결을 위해 양도세·취득세·종부세를 감면해야 한다.
신규주택 공급 감소로 전체 미분양 물량은 감소 추세이나, 악성인 준공 후 미분양은 절반(46%)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구분 및 주택규모, 분양가 인하와 관계없이 미분양주택 취득자에 대한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을 재시행 해야 한다.
다주택자는 무주택서민의 전·월세 공급자의 역할을 담당하므로 규제가 아닌 장려 대상이다.
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 전월세에 대한 수요증가 및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저하로 매매가 아닌 임대로의 주거수요 변화에 따라 임대공급 확대가 필요하다.
과도한 중과세 부담은 다주택자의 공급단가를 높이고 결국 수요자에게 전가되어 전월세값 상승의 풍선효과가 발생된다.
다주택자를 부자감세 비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도 완화돼야 한다.
DTI 규제가 가계대출 위험성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분은 상실된 상태다.
DTI 규제 강화는 규제적용에서 제외되는 신용대출 수요를 증가(풍선효과)시켜 오히려 가계부실을 가속화 시킨다.
DTI 규제 완화는 가계부채의 질을 향상시키는 순기능으로, 큰 부작용없이 주택거래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분양가상한제도 폐지돼야 한다.
주택경기 장기침체에 따른 서민경제 어려움 가중에도 불구하고 상한제 폐지가 어려워짐에 따라 정부 주택정책에 대한 국민 혼란 및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상한제 도입 이후 주택공급여건 악화로 인한 PF 부실,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전세대란 발생 등 국민의 주거불안정이 야기되고 있다.
부당한 공사비 삭감 및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 보상 등이 최근 건설업계가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물량 감소, 실적공사비 확대 및 표준품셈 현실화로 기업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발주기관이 예산 절감 및 예산 부족 이유로 부당하게 공사비(예정가격) 삭감해 건설업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낙찰자는 입찰ㆍ계약보증금 환수, 부정당업자 제재 등의 불이익을 우려, 손해를 감수하고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부당한 공사비 삭감에 대한 이의제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한편,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지급 방안 마련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정부는 발주처 귀책으로 인한 공기연장시 계약금액 조정(간접비 조정) 원활화를 위해 간접비 산정방법을 개선·시행 중이다.
관련 규정개정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발주처는 총 사업비 관리지침상 규정미비, 발주기관 예산부족을 이유로 계약금액 조정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한 손실은 업계의 부담으로 직결되어, 기업의 경영 악화와 부실화에 직접적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총 사업비관리 대상사업에도 ‘공기연장 등 기타 계약내용의 변경’을 계약금액 조정사유 및 자율조정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 또한, 예산부족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거부 방지를 위해 공사예비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SOC추경예산 편성 등 투자확대가 필요한가?
민간 건설경기의 장기침체 상황에서 공공건설 투자까지 감소될 경우 건설사는 물론 하도급·자재·장비 등 연관산업과 일용직 근로자의 실직 등 연쇄위기가 불가피하다.
상위 100대 건설사 중 34개사가 워크아웃·법정관리 등 경영위기 상태다.
선진국도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인프라스트락쳐 투자에 경제정책의 우선을 두고 대처 중이다. 내수경기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SOC 추경예산 편성 및 2013년도 SOC예산 확대가 요망된다.
건설사의 유동성 개선과 정상화 대책은?
최근 건설업체의 경영여건은 지속되는 건설경기 침체와 회복기미 없는 주택시장으로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위기의 장기화로 자금 압박이 심각하다.
국내 100대 건설사 중 거의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고, PF 사업장의 연체율도 급증하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사태로 금융권의 만기연장 심사 강화(이자율 상향), 대출금 조기회수, 회사채 발행 조건 악화 등 자금조달이 경색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파산 등이 급증할 경우 하도급·자재·장비업자 및 금융부문 등 연관산업의 동반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공사대금채권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브릿지론 보증’ 조속 재시행 및 유동화회사 보증(P-CBO) 제도가 확대돼야 한다.
또한 PF발 건설금융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 건설금융 선진화계획이 수립·추진돼야 한다.
한국 건설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본다면?
국내 건설산업이 침체를 보이는 원인은 그 동안 정부주도 경제성장 정책이 한계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복지수요의 확대와 인구 및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건설산업 전반의 수요부진에 의한 것임에 따라 건설사들도 최근의 사회적 변화 트렌드에 맞는 건설부동산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둘째, 해외건설은 대형업체들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시장진출을 기피하고, 다양한 분야의 수요에 부응하는 기술개발 노력을 간과해온 대다수의 중견 및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영전략도 당면한 건설경기침체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높은 공공공사 의존도와 주택사업 일변도의 개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여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중견 및 중소업체들도 대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셋째, 건설산업의 고도화와 복합화를 도모하기 위해 건설기술과 IT·제조 등 여타 산업기술과의 기술융합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며, 건설산업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건설생산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해외건설이 현재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이러한 추세를 지속하는 데는 상당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해외건설시장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해외 건설시장을 다변화하고, 첨단 그린 도시 등 새로운 건설 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며, 국내업체간 무분별한 경쟁을 지양하고 국내업체들간 가능한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정부도 건설산업의 미래 환경변화에 맞춘 건설산업의 혁신 플랜을 수립하고, 실천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불합리한 각종 건설산업 규제를 풀어 산업의 자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제도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가 건설산업에 대한 일방적 구조조정의 주문만 할 것이 아니라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건설경기의 순환고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지는 냉온탕식의 규제정책을 탈피하고, 합리적 수준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출처_한국건설신문(www.conslove.co.kr)
- 글·사진 _ 김덕수 기자 ·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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