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도심 속 오아시스, 신주쿠 교엔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4-06-07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83

 

 

일본에서 신록의 봄을 만나다 - 3
도심 속 오아시스, 신주쿠 교엔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신주쿠 교엔(Shinjuku Kyoen National Garden)은 동경의 심장부 신주쿠에 위치한 황실정원이지요. 

 

교엔(어원)은 천황의 정원을 의미한답니다.

 

이곳은 원래 에도시대(1603-1867) 다이묘였던 나이토 가문의 사저로 건립되었다지요.

 

이후 1872년 메이지 시대에는 한때 농업시험장으로 활용되었고, 다시 1906년 정부는 이곳을 황실용 정원으로 개조하였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후생성에서 관리해 오다가 1949년 시민에 개방되었답니다.

 

황실정원은 1971년 새로 설립된 환경성으로 다시 이관되어 오늘에 이른답니다.

 


 

신주쿠 교엔의 정문인 ‘신주쿠 문’과 ‘오키도 문’ 사이 외곽에는 완충녹지가 존재합니다.

 

울타리 바깥으로 여유롭고 울창한 숲속의 산책로가 매력적이지요.

 

완충녹지의 숲길은 열려있기에 지역민들의 산책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여러 곳에 입구가 있지만 평상시에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신주쿠 문과 오키도 문이랍니다.

 

모처럼 오키도 문으로 입장하였네요.

 

일본의 도시공원이나 식물원, 규모가 큰 정원에는 입구에 식물 안내판이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하지요.

 

현재 관찰할 수 있는 꽃과 그 위치를 평면도상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식물에 관한 정보를 세세하게 일러주지요.

 

시민들은 쉽게 꽃의 특징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개화 수종의 장소를 찾을 수 있답니다.

 

일본 사람들은 그만큼 꽃에 관심이 많고 정기적으로 이러한 장소를 찾는 동호인들이 많이 활동한다지요.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정기이용권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몇 회분의 입장료 정도로 연중 출입증을 발급하지요.

 












 

 

 

 

 

 

예전에 이미 이곳을 소개하였기에 2024년 4월 24일 현재의 모습을 소개하는데 의미를 두겠습니다.

 

오늘도 어린이들의 단체 관람이 눈에 띄네요.

 

실내 수업 못지않게 자연 속에서의 놀이 수업이 유럽처럼 활성화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지요.

 

이곳의 공식 명칭은 황실정원이지만, 내부 공간의 성격 구성은 세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는 다목적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녹음수가 에워싸는 듯한 영국 풍경식 스타일의 공원입니다.

 

다음은 연못과 아치교, 다실과 산책로가 이어지는 일본 스타일의 회유식 전통정원 구역이지요.

 

나머지는 울창한 숲과 생태적 건강미를 뽐내는 도시숲 구역으로 나뉜답니다.

 

물론 요소요소에 서로 다른 테마원도 많이 있지요.

 

구릉지에 위치한 온실을 지나면 대규모 잔디광장이 펼쳐집니다.

 

잔디광장 주변의 녹음수는 대부분 벚나무류이지요.

 

벚꽃이 만개하는 신주쿠 교엔은 하나미(벚꽃 아래서 펼쳐지는 파티나 연회) 장소로 으뜸이랍니다.

 

하나미(Hanami)는 일본 정원문화의 진수로 평가되지요.

 

번잡하기로 유명한 도쿄 한복판에 이렇게 여유로운 잔디광장과 숲과 정원이 있음은 실로 놀라운 일이지요.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규모는 작지만, 접근성이나 공간 구성은 매우 알차답니다.

 

















 

잔디 광장을 중심으로 성격이 다르고 테마가 있는 여러공간들을 살펴봅니다.

 

저 멀리 뾰족하게 생긴 건물이 시부야에 위치한 요요기 지역의 랜드마크 NTT 도쿄모 타워이지요.

 

이곳은 영국풍경식 공원 분위기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정형식 정원과 일본의 전통 정원, 그리고 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도시숲이 하나로 어우러진 대규모 녹색지대랍니다.

 

잔디 광장과 연못이 있어 더욱 정감이 갑니다.

 

봄날 연못에 투영된 화사한 벚꽃과 가을 단풍은 장관이지요.

 








 

 

 



 

 

 



 

플라타너스 거리가 매력적이지요.

 

평범한 수목도 다듬고 가꾸면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변한답니다.

 

가지런하게 전정하여 정돈된 수형은 프랑스 기하학식 정원에 잘 어울리지요.

 

플라타너스는 온대 기후대에 속한 지구촌 선진 도시에서는 최고의 가로수이자 도시녹화용 수종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인기가 없어 사라져가는 처지라 안타깝기만 하지요.

 

철쭉류인 아젤리아의 강렬한 꽃이 신록과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숲속은 사람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은 듯한 원생림 분위기네요.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원시림을 도쿄 중심에서 만나봅니다.

 

인간의 손길로 다듬고 관리된 정원과 손때 묻지 않은 원생림이 공존하기에 이곳은 더욱 인기를 누리나 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수목들도 예외가 될 수 없지요.

 

노령목이 고사한 빈자리에 후계목들이 이식되어 숲을 영속적으로 이어가게 됩니다.

 







 

 

이곳에는 크고 작은 연못과 습지 그리고 수로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게 됨은 물론, 더 멋진 경관을 만날 수 있게 되지요.

 

숲속의 연못가에 위치한 누각은 ‘구 고료테이’입니다.

 

목조 누각은 1927년 쇼와 텐노의 혼인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만에 거주하는 일본인 유지들이 헌상하였다네요.

 

중국 남방 건축양식이며, 일명 ‘대만각’으로 불린답니다.

 


 

기념식수한 나무입니다.

 

벚나무와 매화나무를 즐겨 심네요.

 










  

 

일본의 전통찻집입니다. 

 

찻집 주변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일본다운 정원이지요.

 

주로 말차를 취급합니다.

 

신주쿠 교엔에는 전통찻집 외에도 현대식 커피샵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원과 공원 그리고 숲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교대하며 전개됩니다.

 

언덕 위에 자리한 정자에서는 연못 주변으로 펼쳐지는 일본식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지요.

 

바람도 시원하고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연못을 중심으로 정원을 산책하며 감상하게 되는 회유식 정원입니다.

 

일본정원다움이 가득하지요.

 

정원은 숲과 빌딩의 숲이 2중으로 감싸고 있어 더욱 아늑하고 안정된 분위기랍니다.

 

연못은 본래 오리 사냥을 위한 목적으로 조성되었는데, 쇼와 초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되었답니다.

 








 

 




  

이곳은 일본식 정원을 비롯하여 공간별 특화된 주제들이 많습니다.

 

벚나무 군락과 단풍나무 동산, 진달래 동산, 장미원, 프랑스식 정원, 영국 풍경식 공원, 대온실, 모자의 숲, 다실, 연못과 휴게시설이 있지요.

 

한편 역사적 의미가 있는 노거수들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느티나무를 비롯하여 태산목, 메타세쿼이아, 튤립나무, 계수나무, 느릅나무, 낙우송, 개잎갈나무(히말라야 시다), 버즘나무, 백목련이 푸짐한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특화된 공간이나 시설은 물론, 노거수 하나하나에도 식재에 따른 역사와 갖가지 의미를 부여한 스토리텔링이 있지요.

 

 

 

 















 

원시림을 연상케하는 모자(어머니와 아들)의 숲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도심에 이런 숲이 있다는 게 이상하지요.

 

도시의 소음도 없는 듯한 울창하고 고요한 삼림욕장입니다. 

 

숲속의 습지에는 미국 원산의 낙우송 거목들이 고향처럼 생육하고 있네요.

 

산소를 얻기 위해 지상으로 돌출한 기근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곳은 정원이나 잔디광장보다 이용자가 적어 더욱 조용하고 한적하지요.

 

자연의 품에 안겨 조용히 쉴 수 있는 휴게소도 있습니다.

 

 

 

 

 

 

 

 

 

잔디광장 주변에 있는 단풍버즘나무 노거수입니다.

 

4-5년 전까지 수많은 지지대에 의존하며 수관을 어렵게 유지해 왔지요. 

 

세월 앞에 장사는 없음을 말해줍니다.

 

4-5년 전이라 생각했는데 당시 기록한 사진을 확인해보니 2016년 4월 18일이네요.

 

노거수에 대한 철저한 보양 관리 모습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플라타너스는 우리나라에서는 관심 밖의 수종인데, 애지중지 정성을 다하여 보호하는 모습이 의외였답니다.

 

수세가 회복되길 기대하며 찾아왔는데 아쉽기만 하네요. 

 

하지만, 생존해 있음에 다행입니다.

 











 

 

 

 

 

 

신주쿠 교엔은 동경에 올 때마다 즐겨 찾는 곳이라 아주 편안하게 느껴지는 곳이지요.

 

일본의 수도 도쿄의 심장부에 위치하여 시민들의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는 이곳은 도시 속의 오아시스이자 허파입니다.

 

특정인에 한정되어 이용되던 황실정원에서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변신한 모범 사례로 높이 평가받지요.

 

청와대 녹지원도 앞으로 잘 관리되고 다듬어져 서울시민은 물론,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인상 깊은 명소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관일기’를 연재하는 과정에는 많은 분들의 격려와 도움이 있었습니다.

칠암조경회(진주농림학교, 진주산업대, 경남과기대 동문모임)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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