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성형 인공지능 미드저니(Midjourney)와 조경 디자인

글_박세린 건국대학교 그린인프라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라펜트l박세린 학술연구교수l기사입력2024-05-30

생성형 인공지능 미드저니(Midjourney)와 조경 디자인 

 

 

 

_박세린 건국대학교 그린인프라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기술과 마주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조경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2023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ASLA 컨퍼런스에서는 ‘조경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실제 활용 사례(Putting AI to Work: Practical Applications of AI in Landscape Architecture)’라는 주제로 발표가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생성형 AI)으로 대표되는 ChatGPT와 미드저니를 중심으로 조경 분야에서의 활용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생성형 AI는 크게 텍스트 생성형과 이미지 생성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전자에는 ChatGPT, 제미나이(Gemini), 뤼튼(Wrtn), 후자에는 달리(Dall·E 3),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미드저니(Midjourney) 등이 포함된다. 이미지 생성형 AI 모델 중에서도 미드저니는 조경 디자인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고 사용자 친화적이며 고품질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드저니는 유료 구독 서비스로 ‘디스코드(Discord)’ 서버에 프롬프트(Prompt)를 입력하는 형태이며, 컴퓨터와 네트워크 성능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1~2분 내에 4개의 이미지를 생성한다. 다른 생성형 AI와 마찬가지로 미드저니를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프롬프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프롬프트는 이미지로도 입력할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텍스트 프롬프트만을 다룬다. 프롬프트는 간단하게 작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하는 이미지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하려면 세부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형용사를 포함한 서술적 언어를 사용하는 등의 프롬프트 작성법을 익혀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양한 프롬프트를 실험하고 반복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드저니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대상(Subject), 매체(Medium), 환경(Environment), 조명(Lighting), 색상(Color), 분위기(Mood), 구도(Composition)의 7가지 항목을 참고하여 프롬프트를 작성해 보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조경 디자인에 관한 이미지를 생성한다면 항목별로 아래와 같은 키워드들을 적용해 볼 수 있다.

 

◈ 대상(Subject): parks, gardens, city squares, streets, green spaces, resorts …

 매체(Medium): sketch, photo, drawing, painting, watercolor, illustration, Lumion, 3ds Max …

 환경(Environment): urban downtowns, residential areas, commercial zones, recreational spaces, secluded countryside, river and coastal areas …

 조명(Lighting): natural light, dim light, mood light, warm light, night light, morning light, sunset, direct sunlight …

 색상(Color): light, gray, vibrant, muted, bright, monochromatic, colorful, pastel …

 분위기(Mood): joyful, vibrant, peaceful, lively, tranquil, cheerful, calm, energetic …

 구도(Composition): floor plan, elevation, section, site plan, perspective, bird’s-eye view, 2D top view, aerial shot …

 

위 요소들을 포함하고 수경시설, 휴게시설, 수목식재, 조명 등의 조경 요소들의 재료, 형태, 배치와 같은 특성과 렌더링 방식, 대표적 작가, 조경 양식, 해상도, 시간대, 계절, 카메라 설정 등의 키워드를 추가하며 이미지를 생성해 보았다. 먼저 park, bench, people처럼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단어를 입력했을 때 생성된 이미지는 동일 프롬프트를 사용하더라도 각기 다른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풍부한 프롬프트를 제공할수록 비교적 일관되고 특정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본인이 원하는 결과에 따라 프롬프트의 구체적인 정도를 조절하여 이미지를 생성하면 된다. 미드저니는 기본적으로 정방형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지만 파라미터를 통해 비율 조정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이미지 가중치, 품질 등 세부적인 조정이 가능한 여러 파라미터를 제공한다. 아래 이미지들은 미드저니를 통해 생성한 결과물이다. 평면도, 단면도, 조감도, 상세도 등 다양한 도면 종류, 계절별 변화, 렌더링 스타일을 반영한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미드저니에서 생성한 이미지 – 다양한 구도 표현

 

미드저니에서 생성한 이미지 – 계절별 변화 표현

 

미드저니에서 생성한 이미지 - 렌더링 스타일 표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 ZHA)에서는 생성형 AI를 다양한 아이디어 생성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몇몇 대학의 조경 설계 스튜디오 과목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이며 의도치 않은 결과물을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조경계획과 설계의 초기 단계에서 대안을 생성하고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조경 디자인과 관련된 전문 용어, 유명 조경가, 조경 양식, 조경 렌더링 스타일 등에 대한 학습이 충분하지 않아 결과물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생성된 이미지들이 실제 공간과 구조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제대로 반영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이러한 문제들은 머지않아 해결될 것이다. 앞으로 미드저니에 조경 디자인 관련 이미지 및 텍스트 프롬프트 학습, 벡터와 래스터 파일 간 자유로운 변환 기능 추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면 조경 디자인 분야에서의 활용성을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패션, 음악, 교육, 의료, 건축,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 관련 자료와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조경 디자인 분야에서도 생성형 AI의 효과적인 활용이나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할 때이다. 우리는 흔히 가까운 미래에 많은 직업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조경 디자인 과정은 인간의 깊이 있는 고민과 결정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 역설적으로, 인공지능의 발전은 조경 핸드 드로잉 도면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을 효과적인 도구로 잘 활용하기 위한 조경 전문가들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_ 박세린 학술연구교수  ·  건국대학교 그린인프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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