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정원박람회 학생정원, 어떤 작품일까? - 2
10개 작품 중 5개 작품 만나보기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3-09-01
‘2023 서울정원박람회’에 조성될 학생정원 10팀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는 조성 대상지인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의 특성을 살린 ‘바람, 풀 그리고 정원’을 주제로 진행됐다.
학생정원 최종 순위는 정원 조성 후 10월 4일 2차 현장심사를 거쳐 결정되며, 10월 6일 개막식에서 시상할 예정이다.
바람에 바람을 싣다
난지도의 쓰레기더미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던 사람들은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쓰레기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난지도의 찬란했던 과거를 한 번만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우리는 그 소망을 함께 이루고자 한다. 사람들의 소망을 켜켜이 쌓아 올려 바람에 실어보내면 하늘에 닿게 되고, 그 바람은 결국 이루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지극히 아름다운 것’이라는 뜻인 ‘난지(蘭芝)’ 의미 그대로, 사람들의 소망을 투영한 정원은 작은 ‘난지(蘭芝)도’로 재탄생하게 된다.
FLUTTER
은은한 빛깔과 큰 키를 가지고 바람을 따라 유연하게 흔들리는 억새는 마치 끝없이 이어지는 물결처럼 보인다. 하늘공원은 긴 시간을 거쳐 지금의 생명이 물결치는 땅으로 재탄생됐다. FLUTTER 정원은 하늘공원의 장소성을 담아낸 치유와 회복의 정원이다. 정원의 돛은 바람의 힘을 담아 억새와 함께 흔들리며, 자연의 힘으로 우리가 앞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억새밭의 경관과 정원을 감상하는 동안 바람이 우리를 저멀리 더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가주길 바란다.
싹:틔움
식물은 어떤 환경에서도 결국 그 틈을 뚫고 싹을 틔운다. 이러한 생명력은 과거 쓰레기 매립지로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공간에서 현재 높은 하늘과 억새밭이 펼쳐지는 하늘공원의 모습과 닮아있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꽃을 피우는 식물을 통해 위로를 얻고 당신 역시 어떠한 현실의 틈에서도 새롭게 틔어날 것을 알았으면 한다.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그 길 끝에 아름답게 꽃 피운 당신의 마주하게 될 것이다. 길의 갈래에서 혹여나 꽃을 피우지 못하진 않을까 걱정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당차게 나아갈 당신을, 그리고 미래의 당신을 응원한다.
바람이 숨결 될 때...
하늘공원은 난지와 지초가 풍요롭다는 뜻의 ‘난지도’로서, 온갖 꽃이 만발하고 철새가 찾아오는 철새들의 보고였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서울의 급성장과 도시화의 부작용으로 난지도는 1978년부터 15년간 서울시민들의 쓰레기매립지 역할을 하게 됐고, 메탄가스와 침출수 등이 흐르며 난지도에 존재했던 자연의 흐름은 끊어지게 됐다. 이후 비위생적인 매립에 따른 환경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고자 난지도는 1996년 안정화사업을 시행해 지금의 하늘공원을 조성했다. 이 안정화사업을 통해 난지도의 생태환경은 크게 개선됐으며 난지도의 끊어졌던 자연의 흐름이 연결됐다. 우리는 이러한 하늘공원의 가치에 주목했고, 하늘공원의 회복된 생태와 다시 연결된 자연의 숨결을 표현한 정원을 조성하는 것에 뜻을 모았다. 특히 하늘공원은 ‘바람결’,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억새 ‘풀결’, 한강의 ‘물결’, 하늘의 ‘구름결’이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하늘공원의 특성을 반영해 자연의 결이 느껴지는 정원이다.
바람뜰; 재생의 공간에서 상생의 공간으로
쓰레기산에서 인간과 풀의 기운으로 소중한 자연을 회복하며 인간과 자연의 상생의 장소로 재생된 하늘공원의 흘러간 장소들과, 풀의 기운을 보고 기억하며 앞으로 흘러갈 공간이 상생의 공간으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정원이다.
- 글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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