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담맘의 Heritage Village와 해변공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3-02-03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17


아랍의 석유 왕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편 - 3

담맘의 Heritage Village와 해변공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담맘은 항구도시라지만 숙소에서는 바다를 전혀 인지할 수 없었습니다.

지도를 펼쳐 보아야 도시의 구조를 이해하고 답사 코스를 정할 텐데...

오늘은 우선 Heritage Village를 답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현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소개된 이름만 보고 선택하였지요.

호텔에서 택시로 20-30분 정도를 이동하였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이곳이 Corniche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해안을 따라 상당폭원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네요. 

당초 정한 목적지 보다 이곳이 필자가 보고 싶었던 장소랍니다.











Heritage Village에 도착하였으나 아직 개장하지 않았네요.

이곳은 오전에 문을 여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오후 2-4시부터 저녁 8-11시까지 운영하는 장소가 많네요. 

낮에는 너무 더워서 활동하기가 곤란하므로 야간 문화가 발달하였다고 생각됩니다.

아직 문이 굳게 닫혔습니다. 12시에 입장할 수 있다네요.

주변이 해변공원이라 1시간 정도를 걷기로 하였답니다.  

















드디어 페르시아 만에 왔습니다.

해안은 바람이 매우 강하네요.

지금은 추울 정도로 기온이 낮지만, 여름은 40-50도 정도랍니다.

그래서 어린이 놀이시설은 모두 천막 속에 있네요.

산책로의 포장이나 펜스, 놀이시설들이 많이 낡았고 재료나 디자인이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우디는 중동에서 잘 사는 부자나라이지요. 

하지만 도시 기반시설이 이 정도 수준이랍니다.

왕국이라 그런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네옴시티의 천문학적 예산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이곳은 11-2월이 그나마 옥외 활동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불볕더위와 모래 바람 때문에 어려움이 많답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도시가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지요.

가장 쾌적하다는 지금도 바람으로 인하여 걷기가 힘든 처지입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우디 최대의 석유수출항이 있겠지요.

이러한 환경에서 생육하는 나무들이 대견스럽네요.

모두 생명줄인 관수용 호스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풍이 대단하네요.

해안공원의 산책로를 걷거나 만난 사람은 한 시간이 지나도록 단 두 명뿐이었습니다.

아무리 거칠고 세찬 바람이라도 나의 답사를 방해할 뿐, 굴복시키지는 못하네요.

바닷가 방파제로 부터 대략 50-70m 정도의 폭으로 공원녹지와 산책로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공원에 접하여 주차공간이 간헐적으로 확보되어 있고 그 바깥쪽으로 자동차도로가 자리합니다. 

주차장 곳곳에 영업을 멈춘 간이 판매트럭이 보이네요.

지금은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도 전혀 없습니다. 

시즌이 아닌가봅니다.

자전거 대여도 하네요.















오늘 계획된 첫 목적지입니다.

12시가 되어 Heritage Village의 문이 열렸습니다.

약간의 입장료를 지불하였지요.

들어와서 보니 민속품을 비롯한 다양한 전시물을 갖춘 대규모 레스토랑입니다.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은 전시공간과 레스토랑에 딸린 다양한 규모의 룸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1층의 메인 홀은 중심에 정원이 있고 여유롭습니다.





























이 지역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공간의 곳곳을 살펴봅니다.

유목민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모형도 전시되어 있네요.

이곳의 공간 구성을 살펴보니 개인보다 주로 가족단위로 이용하나 봅니다.

운치 있는 멋진 카페에서의 여유로움도 좋습니다. 친절하고 맛도 일품이네요.

















헤리티지를 나왔습니다.

실내에서는 바람도 없이 훈훈하였지요.

바깥은 여전히 강풍이 불어옵니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공원을 걷습니다.

모자를 벗어야 할 정도네요.

바람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살라트(예배)를 알리는 기도소리가 정겹네요.

하루에 다섯 번 있는 이슬람의 살라트는 이들에게 너무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이랍니다.

공원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네요.

볼라드를 비롯한 보행자를 위한 안전시설들이 낡았지만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노후된 시설과 관수에 의존하는 공원의 수목들이 하나같이 빈약합니다.

때로는 가뭄과 한파, 태풍이 있다지만 우리의 자연 환경은 축복이지요.

해안을 따라 공원과 도로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지도가 없으니 그 규모와 연장을 가늠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네요.

바람과 맞서 전진합니다.

이 모두가 생소하고 처음 겪는 경험이지요.

지형에 따라 시설과 공간이 다소의 변화가 있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하고 개척했던 당시의 모험정신을 얼핏 떠올려봅니다.

경관일기는 경험하기 힘든 오지나 문화를 달리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추구함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요.













해안을 따라 2시간 이상을 걷습니다.

자연 지형은 찾아볼 수 없네요.

전 구간의 호안 정비는 이미 잘 되어 있습니다.

차도가 녹지 바깥쪽으로 이격되어 배치한 구도가 가장 돋보인답니다. 

직선의 해안선 중간에 길게 돌기된 만을 설치하여 산책로와 녹지를 부여한 것이 돋보이네요.

이곳은 수년 전 박람회를 개최했던 장소랍니다.

전통 양식을 흉내 낸 허술하게 지어진 건축물이 광장과 함께 남아 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공원녹지의 상당부분이 포장된 산책로와 광장이 차지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도 일정한 거리마다 배치되어 있네요.

식물은 아주 단순합니다.

이곳 환경에 적합한 수종선택이라 매우 제한적이지요.

건조한 바람과 초고온, 강렬한 일조, 높은 염도 등 식물 생육에 최악의 조건입니다. 

결국 식재 가능한 수종이 야자수류와 일부 활엽수 그리고 다육식물이 전부이지요.

















해안을 따라 몇 시간을 이동했지만 사람들이 없네요.

더운 여름철 밤 시간에 이용할 것으로 추정해봅니다.

이 공간의 이용 시기와 행태가 무척 궁금하네요.

해안도로와 연결된 시가지로 통하는 도로입니다.

가로수와 지피식물이 완벽할 정도의 수준이네요.

중동에서의 녹지는 조성으로 마무리되는 게 결코 아닙니다.

지속적인 관수가 필수이지요.

누적되는 녹지를 지속적으로 관수하고 관리함은 큰 부담이라 여겨집니다.

우리도 날로 증가하는 공원녹지의 유지 관리가 부담되지요.

조성과정에는 중앙정부의 도움이 많지만, 사후 관리는 지자체의 몫이라 앞으로 이에 따른 고민도 해야 할 것입니다.

기초 지자체들의 재정 자립도가 15% 미만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심각해질 수 있지요.

특히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야외 산책로의 Deck시설이 우려스럽지요.

과잉 투자를 자제하고 이용 효율을 고려할 것을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중앙정부의 예산은 먼저 챙기는 게 임자라는 사고방식이 문제랍니다.



도심에도 사막과 같은 분위기의 모래밭이 곳곳에 보입니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은 아직도 개발이 진행형이지요.



모든 수목이나 초화는 필수적으로 관수시설을 갖추고 있지요.







수목에 대한 관수와 놀이 공간이나 휴게시설의 차광은 가장 기본이랍니다. 













오늘은 거친 바닷바람과 맞서며 수㎞를 강행군하였습니다.

중동지역 특유의 환경에 적응하는 하루였네요.

시설이나 공간의 좋고 나쁨을 떠나, 현실 그대로를 기록하여 공유해 봅니다.

대한민국은 금수강산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오늘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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