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수의 자연예찬] 온돌 - 1

글_정정수 오피니언리더(JJPLAN 대표)
라펜트l정정수 대표l기사입력2021-12-16
정정수의 자연예찬
온돌 - 1




_정정수 JJPLAN 대표,
ANC 예술컨텐츠연구원 원장



온돌은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나?

우리 민족은 비교적 사계절이 뚜렷한 지리적 특성을 지닌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 결과 추운 겨울은 물론이고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도 따뜻한 아랫목이 그립고, 그 바닥에 몸을 뉘어 심신을 데우는 여유로움을 즐긴다.

지금은 보일러 열을 사용해 바닥에 깔아 놓은 액셀파이프를 통해 난방이 골고루 되므로 아랫목이 구분되지 않는 편리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옛날의 아랫목이 그리운 사람들은 찜질방이라는 세상에 없는 것을 창의성을 발휘해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세계에서도 유일하게 우리 민족만이 사용하고 있는 온돌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온돌이라는 난방구조로 발전하게 되었는가를 추론해 보았다.

강가나 냇가에서 고기를 잡아 요리를 해서 먹고 즐기는 행위를 천렵(川猎)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캠프를 위한 장비가 구체적이고 편리한 디자인으로 발전된 모습의 캠핑을 상상하지 말고 조선시대 쯤으로 생각하며 다음 글을 읽기를 권한다.

집이나 동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들이나 물가에 나가 놀다가 식사준비를 해야 한다고 가정을 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옛날을 상상해보자.


그림1. 
돌 3개를 삼각형으로 놓고 그 가운데에 불을 피운 후에 솥이나 냄비를 얹고 취사를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림2. 
막대 3개를 벌려 세워놓고 그 중심점에 불 높이보다 높은 위치에 열을 가할 수 있도록 매단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야영에서 보이며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그림1에 비해 열사용에 대한 효율이 떨어진다.

그림1과 같은 취사 방법은 의자를 사용하는 입식생활을 하는 민족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른 민족과 다르게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민족은 근래에도 의자에 앉는 것보다 방바닥에 앉는 자세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 비근한 예로 거실에 소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모두가 소파에 앉기보다는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바닥에 모여 앉아서 TV를 시청하는 모습은 현대의 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음양오행을 매우 중요시 하여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깊이 스며있는 정신문화가 되어있다. 부뚜막의 외형을 오행과 비교한다면 다음과 같이 연결 지을 수 있다.(순서는 부뚜막의 구조에 맞추었다.)

토(土) 흙으로 부뚜막을 만들어 
금(金) 쇠로 만든 가마솥에 
수(水) 물을 담아서 부뚜막에 얹고
목(木) 나무를 사용하여 
화(火) 불을 피워 음식을 만든다. 
실로 절묘하지 않은가? 자연으로부터 얻은 재료들의 철학적 궁합이 생활 속에 습관처럼 깊이 스며있다는 것이!


그림3. 
열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물은 취사를 위한 기능을 충족시킨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약간의 손재주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손쉽게 만들도록 디자인 되었다는 점이 놀랍다. 근래에도 시골집 뒷마당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림4. 
조금은 주의 깊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화덕 그림3의 모양에 ‘가’와 ‘나’부분의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벽으로 가로막았다는 표현을 하기 위한 그림이다. 

그림4와 같이 ‘가’와 ‘나’를 경계로 벽을 쌓으면 ‘가’의 공간은 온돌방이, ‘나’의 공간은 부엌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구분 되어진 부엌은 아궁이가 2개 이상으로 만들어졌고 부뚜막으로 발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림4와 같이 취사를 위해 사용한 열을 버리지 않고 온돌로 연장시켜 이용하는 지혜를 보면 우리민족의 무한한 창의성에 대해 그리고 온돌에 대한 자긍심이 넘쳐난다.
글·사진 _ 정정수 대표  ·  JJ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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