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가라앉는 도시들, 홍수에 대응하는 조경
우리는 어떻게 물과 함께 살 것인가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12-07
Chulalongkorn University의 ‘Centenary Park’ ⓒLandprocess
2011년 홍수가 방콕을 뒤덮었을 때,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백 만 명이 이재민이 됐다. 태국의 76개 지방도시 중 65개가 홍수재해 지역으로 선포됐다. 이때 태국의 조경가 Kotchakorn Voraakhom은 조경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1,100만 명의 도시인 방콕은 홍수에 극도로 취약하다. 저지대의 차오프라야 강 삼각주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1.5m(4.9피트)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방콕의 40%가 더 강한 비로 인해 침수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도시는 이미 매년 최대 2㎝씩 가라앉고 있다.
태국의 조경가 Kotchakorn Voraakhom은 “방콕을 포함한 많은 가라앉는 도시에 현재 도시 인프라가 목적에 맞지 않으며,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감소시키고 있다”며 “물의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유일한 방법은 수륙양용 도시로, 물과의 관계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 녹지를 더해 홍수를 완화하기 위해 그는 디자인에 자연과 물을 통합한다. 지금까지의 태국은 홍수를 해결하기 위해 댐을 더 높이 쌓았으나 이는 두려움에 기초한 잘못된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Centennial Park는 다양한 홍수 방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Courtesy Landprocess
Voraakhom의 프로젝트 중 하나는 방콕 중심부 Chulalongkorn University 캠퍼스에 지어진 ‘Centenary Park’이다. 공원은 경사면에 지어졌으며, 경사진 주 잔디밭과 공원 박물관의 각진 지붕이 합쳐져 빗물을 경사진 정원으로 흘려보낸다. 물은 정원을 통과해 인공 습지에 모이고, 다시 48만 갤런을 담을 수 있는 보존 연못으로 흘러 들어간다. 땅 아래에는 거의 16만갤런의 용량을 가진 물탱크가 있다. 이 공원은 총 1백만 갤런의 물을 담을 수 있다.
‘Siam Green Sky’는 22,400㎡의 아시아 최대의 옥상 농장이다. 아래 건물에 있는 음식점의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해 식물의 비료로 사용하며, 이 농장 역시 유속을 느리게 해 빗물을 많이 저장하고, 작물의 관수에 사용한다. 이는 태국의 전통적인 농업방식과 계단식 논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빗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채소와 허브 정원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복잡하고 층이 있는 경관을 만들었다.
옥상 농장 Siam Green Sky ⓒLandprocess
그녀는 방콕과 같은 가라앉는 도시들이 집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는 어떻게 두려움 없이 물과 함께 살 것인가?’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함께 살았던 과거 사람들의 지혜를 따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iemens Green City Index에 따르면 방콕은 1인당 35.5평방피트의 녹지 공간을 가지고 있다. 뉴욕의 248평방피트와 싱가포르의 710평방피트와 비교된다. 주민들에게 녹색 공간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고도로 개발되고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 필수적이다.
방콕에 있는 스톡홀름 환경 연구소의 연구원인 Diane Archer에 따르면, “Vorahom의 도시 녹지 공간은 도시 경관에 필수적으로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연 기반 솔루션이 할 수 있는 귀중한 역할을 보여준다. 공원이 물을 저장하는 공간 역할을 함으로써 홍수에 대처하도록 설계되었을 뿐만 아니라 도시의 냉각, 공기 정화, 그리고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우리의 콘크리트 정글에 필수적인 녹색 오아시스를 제공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Vorahom은 “회복력이 있다는 것은 번영하고 생존하는 능력이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도시 기반 시설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녹색 기후 회복력이 뛰어난 지역은 도시에 대한 장기 투자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최고의 솔루션”이라고 전했다.
- 글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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