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외부공간 ‘발코니’에 주목하자

서울기술연구원 ‘공동주택 발코니 환경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11-29

발제 중인 조혜령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

위드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환경적 변화와 삶의 질의 향상으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근무제도, 온라인 수업 등 주거공간 패러다임의 변화로 집에서의 활동 유형이 다양화 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주거인 아파트에서의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친환경적인 사적 옥외공간인 ‘발코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은 ‘공동주택 발코니 환경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을 11일(금)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발코니를 ‘정원’으로

조혜령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 따른 폐쇄 등의 극복을 위한 자연 접촉공간으로서 발코니가 떠오르고 있으며, 단순한 실내공간사용 방식과 달리 놀이, 라운지, 화단 등 다채로운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발코니의 정원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우선 이탈리아의 ‘보스코 베르티칼레(Bosco Verticale_vertical forest)’는 바닥 슬라브가 11인치 두께로, 2개동 전체 발코니 면적은 40,000㎡이다. 밀라노 도심의 산소공급과 습도조절, 이산화탄소, 불순먼지를 제거하며, 건물을 둘러싼 복사열로부터 실내온도를 보호하고 에너지를 절약 등의 기능을 한다.

나무 종류에 따라 규격이 다른 콘크리트 컨테이너에 식재했다. 교목은 1m, 관목은 50㎝ 유효 토심을 확보했으며, 수고 3~9m의 교목 800그루가 적용됐다. 식물은 아파트 발코니와 유사한 환경에 익숙할 수 있도록 건물에 사용되는 식물들을 미리 널서리에서 재배해 두었으며, 다 자란 뒤 이식했다. 나무와 바람에 의해 유발된 정적 또는 동적 하중은 특수 강철앵커 및 케이블과 같은 기술적인 요소를 도입하면서 나무를 고정하고 가지가 부러져 떨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관수는 빗물, 화장실, 주방 등에서 사용된 물을 재사용하며, 관리를 위해 건물 옥상에 설치된 두 대의 크레인을 정원관리 직원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사례이다.

‘Named Stories’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으며 높이 47m, 29세대 아파트이다. 이곳은 플랜터 형식으로 식재지를 확보했다.

‘프라도 콩코르드(Prado Concorde)’는 프랑스 몽펠리에 인근에 있는 것으로 캔틸레버형 발코니이다. 경사로 인해 하단의 한쪽이 더 두꺼워 나무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하중을 견디는 역할을 한다. 층별로 엇갈리도록 산발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쾌적하고 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

덴마크의 ‘외르스테드가든(Ørsted Gardens)’은 지속가능한 재건축의 좋은 사례로, 통로 역할만 하던 복도에 삼각형 바닥의 캔틸레버형 발코니를 적용했다. 발코니 내외부는 연결되어 주민들간의 교류를 유도하고, 유리패널은 편의에 따라 개방할 수 있도록 했다. 삼각형이 맞물리며 생긴 발코니 자투리 영역에 식물을 식재한 사례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Vertical Garden+ing’으로 멈춰진 결과물에 초점을 맞춘 완성형 프로젝트가 아닌 과정형 프로젝트이다. 관리를 위해 회전형 플랜터를 설치하고 점적관수, 엽면관수를 실시하고 있다.

e편한세상 ‘드포엠 가든’은 1층 공공정원(온실/식물원), 2층 발코니정원(홈 리조트), 3층 발코니정원(홈 캠핑) 콘셉트로 구성됐다. 홈 리조트는 발코니에 시스템 파고라와 아웃도어 다이닝 테이블, 자쿠지 풀, 파라솔, 원목 선베드, 플레이하우스 등을 두어 리조트처럼 조경했으며, 홈 캠핑은 인조잔디를 깔고 아웃도어 캠핑용품, 피크닉 용품, 야외 영화관, 선 쉐이드, 해먹 등을 두었다.


발코니 설치 규제 완화 해야

심윤희 한국여성건축가협회 주택연구위원회 부위원장(㈜기안건축사사무소 수석 본부장)은 “서비스 면적 극대화 및 차별화 전략을 통한 분양성 향상 등을 위해 사적 외부공간을 적극 활용 해야 하며, 공동주택의 공공적 가치증대 및 디자인향상을 위해 바닥면적, 건폐율, 채광 방향 등 개방형 발코니 설치에 대한 규정을 규제가 아닌 완화를 하는 방식으로의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의 대표주거인 아파트에서 지금까지 당연하다 여기던 발코니의 무조건적인 확장에서 벗어나, 폐쇄적인 주거공간에 숨통 역할을 할 수 있는 ▲오픈형 발코니 ▲테라스 ▲1층 마당 ▲다락+테라스 등 사적 외부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도별로 발코니 관련 제도에 따른 아파트의 평면 변화 흐름을 짚어보기도 했다. 

1960년대에는 부분적 돌출형 발코니, 1970년대에는 전면 연속형 발코니가 많았으며, 1980년대는 발코니 면적 제외가 공식화되고 창호 설치가 허용되면서 발코니 외벽에 새시를 설치해 내부 공간화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1990년대는 전, 후면 연속된 발코니를 설치하고, 발코니 면적을 극대화하기 시작했으며, 2005년에는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가 되면서 확장형 발코니가 일반화됐다.

2010년대는 발코니 면적을 극대화한 특화평면이 본격화됐다. 비정상적인 기본형 평면계획이 증가하면서 비확장시 거주가 불가능한 평면이 나왔고, 발코니 확장이 거주자의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가 됐다. 무분별한 발코니 확장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도심경관을 개선하기 위한 지자체의 심의기준이 제정됐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발코니를 이용한 주거환경의 변화, 도심의 경관 개선 등을 고려한 다양한 평면이 개발되고 있다.


발코니 관련 제도와 제한사항

박찬우 삼성물산 건설부문 프로는 공동주택의 발코니 설계와 시공사례를 공유했다.

발코니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공간으로서 전망 휴식 등의 목적으로 건축물 외벽에 접해 부가적으로 설치되는 공간으로 ‘바닥면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서울특별시 건축물 심의기준에 따르면 발코니는 ▲설치된 발코니의 직상에 슬래브가 없는 형태의 ‘개방형발코니’ ▲주동 외벽면에서 일부 발코니가 돌출된 형태로서 폭 1m 이상으로 직상에 슬래브가 있는 ‘돌출형발코니’ ▲돌출형발코니로서 직상에 슬래브가 없는 형태의 ‘돌출개방형발코니’로 구분한다.

박 프로는 발코니의 제한사항도 짚었다. 건축법시행령에 따르면 발코니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공간으로써 전망, 휴식 등의 목적으로 건축물 외벽에 접하여 부가적으로 설치되는 공간이기에 내부와 내부, 외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경우는 발코니로 볼 수 없다.

발코니의 바닥면적 제외조건은 ‘가장 긴 외벽에 접한 길이×1.5m’이기 때문에 설계시 발코니 면적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협소한 공간을 발코니로 계획하기도 한다. 또한 발코니는 벽체로 구획된 경우 각각의 발코니로 산정한다.

서울특별시 건축물 심의기준에 따르면 발코니는 세대별 발코니 설치 길이 제한 및 주동의 벽체 비율의 제한을 두어 외관 차별화를 유도하고 있다. 발코니가 설치되는 벽면의 전체면적의 30%는 발코니 설치를 지양하고 있으나 ▲전용 85㎡ 미만의 공동주택에서 부분임대주택을 채택한 경우 ▲공동주택 단지내 테라스 하우스 ▲전용 60㎡ 미만인 경우는 제외된다.

또한 ▲주요 입면에 돌출형 또는 확장이 불가능한 개방형 발코니 설치 ▲발코니 설치위치 변화 등을 통해 입면의 다양화 도모 ▲주동 외벽의 각 면의 벽면율이 50% 이상일 경우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으로 인정된 경우에 따라 세대별 각 외부 벽면길이 대비 발코니 삭제 비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따르면, 돌출형 발코니를 도입해 다양한 입면을 조성하거나 대중교통중심도로변 등 가로벽 구간을 향하는 면의 다양한 입면 조성을 위해 돌출형, 코너형, 니치형 발코니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입면디자인의 특화를 위해 주거동 측벽·배면의 30% 이상에 개구부(창문 등), 발코니(돌출 및 함입) 등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동주택 발코니 구조공법

전용 ㈜아이디어구조 대표는 공동주택 발코니 구조공법을 설명했다. 발코니 구조물은 ‘고정형 발코니’와 ‘독립형 발코니’로 구분한다.

‘고정형 발코니’는 하부가 독립된 구조로서 건축물에 매달린 것으로, 빠르게 설치할 수 있으며, 분리가 가능하며, 변형이 적고 부하가 적으나 연결이 복잡하고 진동이 있다. 기둥이 선명한 시야를 방해하기도 한다. 열과 습기에 약하기도 하다.

‘독립형 발코니’는 건물 구조물에 대한 하중을 감소하고, 빠르게 조립할 수 있으나 기둥이 지면까지 연장됨에 따라 기초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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