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아랍 문화의 보물창고, ‘타예바트 박물관 Al Tayebat Museum’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3-05-05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30
아랍의 석유 왕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편 - 16
아랍 문화의 보물창고,
‘타예바트 박물관 Al Tayebat Museum’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사우디아라비아에 여러 날 머물며 몇몇 도시를 둘러보았지만, 이곳은 미리 학습할 자료가 없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랍권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박물관을 찾았답니다.
오늘도 이동수단은 택시입니다.
숙소에서 어느 방향이며 거리가 얼마인지 궁금하네요.
박물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외관이 예사롭지 않고 아주 독특한 모습이네요.
박물관 건물은 전통 건축인 히자즈(Hejaz) 양식이랍니다.
특징은 파사드(전면부)의 베란다가 화려한 목재 장식 ‘Rawashin’으로 꾸며져 있답니다.
기하학적 문양으로 장식된 베란다의 창문은 바깥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아 여성들의 사생활이 보호된다지요.
내부에서는 외부를 볼 수 있으며 환기와 통풍이 좋아 아주 실용적이랍니다.
이러한 독특한 건축양식은 제다의 역사지구 Al Balad에서 이미 학습을 하였지요.
‘Rawashin’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서 들어오는 순례객들이 배로 들여온 목재를 활용하였답니다.
목재가 아주 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답니다.
독특한 모습의 히자즈 양식은 국제 무역이 왕성했던 이곳에서 탄생하게 되었다네요.
독특한 외관에 매료되어 한참을 둘러보았습니다.
빨리 표를 구입하여 입장해야 합니다.
박물관 개장 시간은 평일은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랍니다.
오후는 17시부터 21시까지인데 금요일은 휴무라네요.
입장료가 80리알(한화 약 28,000원)로 꽤 비싼 편이네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 가족 외 다른 입장객이 전혀 보이지 않고 한산합니다.
꼭 어두컴컴한 창고로 들어가는 분위기네요.
입구가 미로처럼 좁다란 골목길 같습니다.
내부 공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랍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도시들의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전혀 다른 모습과 분위기랍니다.
복도를 들어서면 곧 바로 전시공간이네요.
시대와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겠지요.
넓은 복도는 물론 좌우 전시실 가득 전시물로 가득합니다.
시설이나 전시기법이 지금까지 익숙하게 보아온 서방국가의 사례와는 사뭇 달라보이네요.
꼭 초등학교 교실 한 켠에 수집해 둔 분위기와 유사한 느낌!?
온습도는 제어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중국풍의 그림과 도자기도 있네요.
시간이 부족하여 차근차근 둘러볼 처지가 아니랍니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며 눈길을 끄는 이미지를 기록합니다.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로 너무 한적하고 조용하네요.
미술관과 박물관 민속품전시관을 함께 수용한 느낌입니다.
민속품이나 종교,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을 백화점처럼 망라하고 있습니다.
4개층에 18개 동으로 이뤄졌다네요.
개방하지 않은 공간도 있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가운데 동분서주하며 분위기만 살펴본다는 심정으로 살핍니다.
시대나 주제를 이해하고 찬찬히 설명을 들으며 감상해야 할 텐데....
필자의 해외도시 답사가 그러하듯 이 박물관 관람도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수박 겉핥기 수준이지요.
제가 판단하기에 오랜 해상 무역을 통하여 중국이나 일본 한국의 물건들이 이곳으로 전해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나라 통영산으로 추정되는 자개장도 전시되어 반갑네요.
중국이나 일본풍의 서화도 많이 목격됩니다.
박물관의 전시물은 시대와 지역, 주제별로 아주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지요.
필자가 혼란스럽고 무분별하게 소개하여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아랍권 문화를 단편적으로나마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입니다.
고대 동전과 경전 필사본, 이슬람 사원과 전통의상을 비롯하여 아주 다양한 품목들이 방과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생활 도구와 그림, 서예, 농기구와 무기에 이르기까지 무려 6만여 점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이곳은 제다의 2,500년 역사를 담은 보배로운 곳이랍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동선을 소화하였네요.
관람객이 적어 다행입니다.
관람 도중에 4-5팀을 만났는데 모두 외국인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인 관람객 팀은 현지 가이드를 동반하여 설명을 듣네요. 부럽습니다.
일본인들의 여행상품 가격을 여쭤보니 사우디아라비아 5박 7일에 US 1만 달러(한화 약 1,300만 원)라네요.
과거 지역의 의상이나 주거환경에 이르는 다양한 전시물을 닥치는대로 기록해봅니다.
색상이나 문양이 독특하네요.
전시공간의 벽은 물론, 바닥과 천장에 이르기까지 빼곡합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유령의 집 같은 미로를 헤치며 수색작전을 하듯 긴장을 늦추지 않았답니다.
사막의 유목민으로 살아온 베두인(Bedouin)들의 생활환경과 문화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겠네요.
Bedouin들은 아라비아 반도와 중동지역에서 주로 씨족사회를 이루며 전세계에 2천만 명 정도 된답니다.
수년 전 요르단의 페트라와 주변 사막을 답사할 때의 모습과 분위기를 이곳에서 다시 느끼게됩니다.
북극지대 못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베두인들이 새롭게 보이네요.
11시 50분 즈음 3층 복도의 전등이 꺼지네요.
오전 관람이 종료됩니다.
출구가 어딘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손전등을 휴대한 관리 요원의 도움으로 간신이 실내를 빠져나왔습니다.
황색 테두리로 된 원형의 그림이 저를 반기네요.
돌 조각으로 모자이크한 공예품이지요.
나무 문양과 모습이 과거 요르단에서 구입한 것과 너무 닮았습니다.
밝은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신없이 둘러보았네요.
실내에서 마주쳤던 몇몇 외국인들(일본 영국 독일 등)도 이곳에서 다시 봅니다.
관람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것 같습니다.
박물관 주변의 거리와 외부 공간을 다시 살펴봅니다.
필자는 유럽 등 외국의 도시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즐겨 관람하는 편인데 소등이 될 때까지 머문 경험은 처음입니다.
새로운 경험과 기록을 남기게 되었네요.
아직 서방사회는 물론, 우리에게 생소한 아랍권 문화를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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